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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삼엄한 경비… 오사카는 ‘계엄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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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삼엄한 경비… 오사카는 ‘계엄 분위기’

입력
2019.06.27 20:00
수정
2019.06.27 23: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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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곳곳에 경찰 3만여명 배치… 고속도로 등 통행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둔 27일 오후 전용기편으로 오사카공항에 도착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둔 27일 오후 전용기편으로 오사카공항에 도착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일본 오사카 시내의 한신고속도로가 이날부터 교통통제에 들어가면서 차량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사카=AFP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일본 오사카 시내의 한신고속도로가 이날부터 교통통제에 들어가면서 차량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사카=AFP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28~29일)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일본 오사카(大阪)에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집결했다. 오사카 G20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물론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G20은 2008년 리먼 쇼크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대처를 구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이 모여 출범했다. 세계 공통의 경제과제를 논의하는 다자 틀로 발족했으나 최근 경제에 국한하지 않고 참가국 간 양자 틀을 통한 안보 문제까지 논의하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G20엔 참가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등 37명의 대표가 참여하는데, 유엔총회를 제외하면 매년 주요국 정상들이 이만한 규모로 한 자리에 모일 계기가 없다는 점에서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

무역과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G20라는 다자 틀을 흔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사카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지난달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 직후 국빈 방문 이후 한 달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시 주석과 무역 담판 외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을 예정이다. G20을 마친 뒤 29~30일 한국을 방문,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은 간사이 국제공항을 통해 오사카에 도착했다. 201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일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도착 당일부터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 정상들을 만나 무역 담판에 앞서 미국 견제에 나섰다. 문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도 이날 오사카에 도착했다.

의장국 정상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도쿄(東京) 하네다(羽田)공항에서 전용기로 오사카로 출발하기에 앞서 “국제사회에서 대립이 강조되지만 일본이 의장국으로서 의견 차이보다 일치점과 공통점을 찾아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오사카 시내에 배치된 경찰들이 우의를 입고 교통 통제를 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오사카 시내에 배치된 경찰들이 우의를 입고 교통 통제를 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전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집결한 오사카는 이날 삼엄한 경계 태세 속에 태풍의 접근으로 굵은 비까지 쏟아지면서 계엄령이 내려진 듯한 분위기였다. 3만2,000여명의 경찰은 정상회의 장소인 인텍스오사카 주변뿐 아니라 시내 곳곳에 배치돼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주요국 정상들이 이용한 관문인 간사이(關西) 국제공항은 이날부터 청사 입구에 임시 검문소를 설치,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공항 청사와 일본철도(JR), 난카이(南海)전철 등 철도역을 연결하는 통로엔 다수의 경찰관들이 배치됐다. 이들이 공항 이용객들의 항공권과 수하물 등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공항에 설치된 사물함은 지난 24일부터 전면 사용이 금지됐고, 공항 청사 내 쓰레기통도 봉쇄됐다. 신칸센(新幹線)이 정차하는 신오사카역 등 주요 역에서도 20일부터 사물함 사용이 금지됐고 쓰레기통도 전부 봉쇄됐다.

인텍스오사카가 위치한 인공섬 사키시마에선 경찰들이 시내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검문을 실시했다. 오사카시는 사키시마에 거주하는 2만4,000여명의 주민들에게도 외출 시 신분증 휴대를 당부하고 있다. 대회장 주변에 일정 간격으로 늘어선 경찰들은 지나는 시민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면서 행선지와 가방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일본 정부가 최대 규모의 경비 인력을 동원하며 신경을 쏟는 배경에는 G20가 최근 일본이 개최한 국제행사들과 달리 대도시 한복판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 G8(G7+러시아) 정상회의와 2016년 이세시마(伊勢志摩) G7 정상회의는 도시에서 떨어진 관광지에서 열려 경비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이번엔 참가국 규모고 커졌고 정상들의 숙소가 오사카 시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지난 16일 오사카부 스이타(吹田)시에서 발생한 권총 탈취 사건 등은 경비 태세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날 오전 6시쯤부터 각국 정상들의 이동 경로인 고속도로와 시내순환선에서 통행금지 등 교통 통제가 시작됐다. 오사카시는 사전에 시민들에게 정상회의 기간 자가용 승용차 사용 자제를 당부하면서 교통 정체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오사카=김회경 특파원 her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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