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넘어 아시아가 함께 축복했던 ‘송송커플’ 송혜교(37) 송중기(34) 부부가 이혼에 합의해 결국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결혼 1년 8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기 전부터 ‘송송커플’이라 불렸다. 2016년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로맨스 연기를 하면서 얻은 수식이다. ‘태양의 후예’는 방영 당시 최고시청률 38.8%를 기록했고 ‘송송커플’은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중국에서도 같은 시기에 동시 방영돼 송혜교와 송중기는 국빈급 대우를 받는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이 드라마는 중국 동시 방송을 목표로 100% 사전 제작됐다. 방영은 2016년 2월 시작됐지만, 촬영은 2015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진행됐다. 배우 선후배 사이였던 두 사람은 드라마를 찍고 방영을 마치기까지 1년에 가까운 긴 시간을 함께 보내며 사랑을 키웠다.
두 사람은 2016년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과 아시아최고커플상을 휩쓴 데 이어서 영예의 대상까지 공동 수상했다. 당시 송중기는 감격에 울먹이면서 “대선배이자 너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파트너이기도 한 혜교 누나에게 모든 영광을 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적인 친분을 감추지 않았던 두 사람 사이엔 열애설이 끊이지 않았다. 드라마 종방 즈음인 2016년 3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고, 이후에도 친한 지인들과 사석에서 동반 모임을 갖는 장면이 종종 팬들의 눈에 띄었다. 송혜교가 6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송중기의 팬미팅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2017년 6월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 함께 여행을 간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나 두 사람의 소속사는 매번 열애설을 부인했다.
교제 사실을 꽁꽁 감췄던 두 사람은 2017년 7월 5일 ‘열애 인정’을 건너뛰고 전격적으로 결혼을 발표해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송중기는 영화 ‘군함도’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영화 개봉 준비와 결혼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었던 송중기는 자신의 결혼이 영화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결혼 발표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 발표에 앞서 ‘군함도’ 제작사 측에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드라마 속 커플이 실제 커플이 되는 판타지 동화 같은 러브스토리에 아시아 전역이 들썩거렸다. 2017년 10월 3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두 사람의 결혼식에는 멀리서라도 송송커플을 축하하려는 아시아 팬들이 몰려들었다. 중국 톱배우 장쯔이를 비롯해 유아인, 이광수, 박보검 등 톱스타들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의 주요 매체들이 결혼식장에서 취재 경쟁을 벌였고, 일부 중국 매체는 드론 카메라를 띄워 비공개 결혼식을 온라인 생중계하기도 했다. ‘세기의 결혼식’이라 할 만했다.
결혼 이후 1년 가까이 연기 활동을 쉬었던 두 사람은 차례로 활동을 재개했다. 송혜교는 지난해 tvN 드라마 ‘남자친구’로 안방극장에 복귀했고, 송중기는 사전 제작된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를 최근 방영 중이다. 지난달 말 열린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에서 송중기는 결혼 생활 관련 질문에 “결혼으로 안정을 얻었다”며 “끝까지 집중해 잘하라는 응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두 사람 사이에선 간간이 잡음이 들려왔다. 중국 매체는 송혜교의 손가락에 결혼 반지가 없다는 이유로 불화설을 제기했다. 한국 연예계 안팎에서 이혼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송중기가 지난달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에서 송혜교를 언급하면서 불화설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안타깝게도 불과 한 달 뒤 소문은 현실이 됐다. 이혼 발표 이후 두 사람이 이미 올해 초부터 별거 중이었다는 미확인 소문도 돌고 있다.
송중기는 27일 법률대리인과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 통해 “송혜교와 이혼을 위한 조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송혜교도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라며 “둘의 다름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송혜교와 송중기는 그동안 이혼을 협의해 왔다는 사실을 각자의 소속사에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법률대리인도 소속사 도움 없이 개인적으로 선임했다. 법무법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기 직전에야 각자 소속사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결혼처럼 이혼도 극비리에 진행된 셈이다.
부부의 인연은 1년 8개월 만에 끝나지만 두 사람은 각자 자리에서 배우로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송중기는 ‘늑대소년’(2012)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성희 감독의 새 영화 ‘승리호’에 캐스팅돼 7월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송혜교는 KBS 드라마 ‘하이에나’ 출연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중기는 “지금의 상처에서 벗어나 연기자로서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하여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밝혔다. 송혜교도 “향후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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