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끝 우라와ㆍ상하이에 패배
K리그 팀들이 안방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울산과 전북은 졸전 끝에 일본, 중국팀에 무릎을 꿇으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진출이 좌절됐다. K리그 팀이 ACL 16강에서 모두 탈락한 건 2017년 이후 2년 만이다.
울산은 2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16강 2차전에서 2골을 기록한 코로키 신조를 막지 못해 우라와 레즈에 0-3으로 대패했다. 지난 19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1차전에서 주민규와 황일수의 연속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던 울산은 1, 2차전 합계 2-4로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2012년 대회 우승 이후 7년 만의 8강 진출을 노렸지만 헛물만 켠 꼴이 됐다.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하는 울산은 이날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박주호와 윤영선, 불튀이스, 정동호의 포백 수비라인을 골라인 가까이 끌어내린 가운데 원톱 주니오와 스피드가 빠른 김인성, 김태환이 역습 상황에서 스피드를 활용하는 전략이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김보경과 황일수 등 공격자원을 벤치에 대기시켰다.
하지만 수비 전술은 오히려 독이 됐다. 우라와가 계속해서 공격을 주도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전반 18분 마키노 토모아키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골을 내주진 않았지만 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 결국 전반 막판 우라와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41분 코로키 신조가 우가진 토모야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으로 골문 왼쪽 구석으로 꽂아 넣으며 우라와가 1-0으로 앞서갔다.
한 골만 더 내주면 탈락 위기에 처한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성준을 빼고 김보경을 투입하며 골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우라와의 공격에 밀리는 모양새였다. 벼랑 끝 승부인 만큼 양팀 선수들의 승부욕도 불타올랐다. 후반 24분에는 우라와의 코너킥 상황에서 양팀 선수들간 서로 밀치는 신경전이 벌어져 우라와의 마우리시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결국 울산은 후반 35분 우라와에 추가골을 내줬다. 마우리시오 안토니오의 크로스를 다시 한 번 코로키 신조가 헤딩으로 골을 만들었다. 울산은 한 골을 성공시켜 연장전으로 경기를 끌고 가려 했지만 후반 44분 에베르통에게 오히려 쐐기골까지 내줘 0-3으로 패했다.
전북도 같은 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과의 16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패해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북은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 당하고, 문선민이 상대 반칙에 분을 이기지 못해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펼쳐 레드 카드를 받았다.
지난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전북은 전반 27분 김신욱의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1-0으로 앞서갔지만 후반 35분 헐크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전후반 90분을 마쳤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전북은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이동국의 슈팅이 골키퍼 안준링의 선방에 막힌 반면, 상하이는 5명 키커가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다.
울산=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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