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무함마드 왕세자 대부분 일정 함께 해… 무함마드 “한국 번영에 무척 경의”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한국 땅을 밟는 순간부터 저녁 친교만찬까지 극진한 예우를 받았다. 사우디의 국방장관 겸 제1부총리를 맡고 있어 경제와 안보를 총괄하는 실세이자 차기 왕위계승자로서 정상급 인사에 준하는 대우를 한 것이다. 중동의 맹주 국가답게 무함마드 왕세자는 300여명의 대규모 수행원들을 동원했다.
정부의 각별한 예우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비행기에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11시쯤 성남 서울공항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직접 영접했다. 이 총리가 취임 이후 공항에서 해외 귀빈을 영접한 건 처음인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더구나 무함마드 왕세자의 도착시간이 예상보다 늦어진 탓에 이 총리는 오전 11시에 참석 예정이던 ‘호국보훈의 달 정부포상식’ 행사에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정오 무렵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양국 회담, 양해각서(MOU) 체결식, 공식오찬, S-OIL 복합석유화학시설 준공기념식, 친교만찬 등 무함마드 왕세자와 대부분 일정을 함께하며 양국의 우애를 다졌다. 특히 청와대에서 가진 양국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1962년 수교 이래 반세기가 넘는 동안 특별한 우호와 상생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며 친밀함을 강조했다. 다음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는 문 대통령은 사우디가 내년도 G20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살만 국왕님과 무함마드 왕세자님의 탁월한 지도력 하에 G20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기원한다. 한국이 도울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무함마드 왕세자도 “대한민국 정부가 지난 50년 동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거둔 많은 성과를 목도해 기쁘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안정적이고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 무척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청와대 오찬에는 주요 그룹 총수를 포함해 한국과 사우디 측에서 각 50명씩 총 1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도 문 대통령의 예우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환대와 사의를 표명하며, 편리한 시기에 사우디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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