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다음달 참의원 선거와 관련해 “개헌 논의조차 하지 않는 정당을 선택할지 논의를 진행시켜 나가는 정당을 선택할지 결정할 선거”라고 했다. 다음달 21일로 확정된 참의원 선거에서 헌법 개정 논의를 쟁점화할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아베 총리는 정기국회 폐회일인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이와(令和) 시대의 일본이 어떤 나라를 목표로 할 것인지에 대한 이상을 말하는 것이 헌법”이라며 “불행하게도 지난 1년간 국회 헌법심사회가 거의 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헌을) 논의조차 하지 않는 자세가 정말 좋은 것인지 여부를 국민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치권에선 아베 총리의 비원(悲願)으로 꼽히는 개헌과 관련해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신중한 태도와 야당의 반발로 논의가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다 보니 개헌에 대한 국민들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목표로 내세운 과반을 차지할 경우, 국민적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하면서 개헌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개헌은 국민의 투표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개헌 논의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 (개헌 여부를) 판단할 재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금융청 보고서에 따른‘노후자금 2,000만엔’ 논란을 의식한 듯 “연금을 충실하게 하는 유일한 길을 경제를 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금제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연금은 노후생활의 기둥”이라며 “연금을 충실히 하는 유일한 길은 경제를 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금 재원 확보를 위해 경제를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참의원 선거의 참패로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줬던 기억을 재차 언급했다. 그러면서 “12년 전의 깊은 반성이 지금의 정권 운영의 기반”이라며 “레이와 시대를 맞아 그 혼미한 시대로 두 번 다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자민당 지지를 호소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