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벤처 A사는 SK브로드밴드가 개발한 ‘클라우드 캠’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동해안 주요 해수욕장의 실시간 영상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일 파도 상황을 보고 동해안행을 결정했던 서퍼들은 이 서비스를 적극 활용했고, A사는 서퍼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를 유치 하거나 관련 여행 상품을 개발해 회사를 성장 시켰다.
#장거리 운행을 하는 화물차 기사들에게 휴게소 등 각종 편의 정보를 제공하는 벤처 B사는 SK텔레콤의 ‘T맵‘ API를 활용한 후 매출이 크게 늘었다. 화물차의 실시간 위치 정보와 인접지역 편의 정보를 함께 제공하자 서비스 이용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B사는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출입관리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하고 SK C&C가 개발한 안면인식 서비스 ‘에이든’ API를 다시 활용하기로 했다.
SK그룹 정보기술통신(ICT) 관계사들이 보유한 핵심 자산인 API를 벤처 기업들이 산업 현장에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가상 사례들이다. 대기업의 API가 공개되면 국내 ICT 산업이 발전하고, 관련 연구개발(R&D)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등 사회적 가치가 창출 될 것으로 SK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 C&C, SK하이닉스,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11번가, SK실트론 등 SK그룹의 주요 ICT 관계사들이 보유한 API를 외부와 공유하는 플랫폼 ‘SK 오픈API 포털’을 구축했다고 26일 밝혔다.
포털을 통해 공개된 API는 SK텔레콤의 T맵, SK C&C의 에이든,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 캠 등 총 46개다. SK는 연말까지 공개 API를 85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PI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구성하는 기본요소로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API의 활용도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R&D 소위원회는 최근 ICT 관계사들의 시너지 제고와 국내 ICT 산업 발전을 위해 API를 공개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 결정으로 SK는 국내 R&D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대ㆍ중소기업 상생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민 SK텔레콤 그룹장은 “통상 외부에 잘 공유하지 않는 기업의 주요 기술을 개발자, 벤처기업에 공개했다는 점과 다양한 분야의 API를 한곳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플랫폼 운영을 위한 기본 비용을 제외하면, 사용료도 사실상 무료로 책정해 벤처나 개발자들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이후에도 개발자, 스타트업, 학계가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API와 자산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준환 SK C&C 그룹장은 “API 포털을 통해 5G와 연계한 산업별 디지털 시스템, 서비스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영호 SK브로드밴드 성장트라이브장은 “클라우드캠 영상 API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외부에 공유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다양한 파트너사와 제휴를 확대해 차별화된 영상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