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재계 인사들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서 시작해 G20 정상회담에서의 한일정상회담 무산에까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양국 외교 관계가 경제 교류에까지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일경제협회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기업에서 바라본 한일관계’ 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인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양국 관계가 경제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양국 경제인들과 기업간 활발한 교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는 악화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손경식 경총 회장을 비롯해 김윤 한일경제협회장, 모리야마 도모유키 한국미쓰이물산 대표 등 양국 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개회사에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정치적 환경이 어려워진 경우에도 양국의 경제협력과 경제인들 우호 친선 관계는 공고히 유지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역사적 이슈와 관련해 관계가 불편해지면서 양국 경제협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의 한국에 대한 투자액은 6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으며 한일 수출입 규모도 전년보다 11.5% 줄어든 193억달러에 그쳤다. 손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양국 경제인들과 기업간에 더욱 활발한 경제, 문화, 인적 교류를 통해 신뢰와 협력 관계를 확인하고 동반자적인 관계 회복에 기여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석자들도 양국 관계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기업 간 교류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천주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대표는 “마치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일본 기업들이 한국 투자와 신규제품 개발 등을 미루고 있다”며 “신뢰 없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외국의 대 한국 투자가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은 “과거 한일 관계가 긴 역사 속에서 위기를 겪어올 때 경제협력 부문에서만큼은 끈을 이어왔다”며 “한일 양국이 서로 더 깊이 이해하고 선의로 경쟁하며 최대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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