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쿠어스필드서 10승 재도전
라이벌 슈어저 7승, 턱밑까지 추격
LA 다저스 류현진(32)은 미국 현지 언론이 꼽는 사이영상 유력 후보다. 지난 21일 ESPN이 “현 시점에서 류현진은 만장일치 사이영상 수상자”라고 언급한 데 이어 25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 기자 35명 가운데 27명이 류현진에게 1위표를 던졌다.
류현진은 26일 현재 9승1패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 중이다. 다승은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1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ESPN은 ‘리그 반환점을 지나는 시점에서 알아야 할 것’이라는 기사에서 “다저스가 압도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는 데는 전적으로 새로운 에이스 덕분”이라고 류현진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마운드 높이를 낮춘 1969년 이후 75이닝 이상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한 투수는 10명에 불과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경쟁자인 맥스 슈어저(35ㆍ워싱턴)가 페이스를 끌어올려 류현진의 뒤를 무섭게 쫓고 있다. 슈어저는 26일 마이애미전에서 8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7승째를 수확했다. 특히 이달 5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97(37이닝 4실점)의 특급 성적을 남겼다. 시즌 성적은 7승5패 평균자책점 2.52로 류현진에게 밀리지만 현재 흐름은 슈어저가 더 좋다. 반면 류현진은 6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9를 찍고도 ‘아홉수’에 걸려 3경기째 10승 고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슈어저의 기세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류현진은 29일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타선을 넘어서야 한다. 해발고도 1,600m 고지에 자리한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멀리 뻗어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에서 류현진은 통산 4차례 나가 1승3패 평균자책점 7.56으로 부진했다. 2014시즌을 마친 뒤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긴 재활을 거쳐 빅리그로 돌아온 2017년엔 세 번이나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올랐지만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자책점도 각각 2점, 5점, 5점으로 많았다. 류현진이 쿠어스필드에서 장타를 극복하고 2자책점 이하로 시즌 10승째를 따내면 또 한 번 주가를 높일 수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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