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제주를 찾는 중국 보따리상이 늘면서 제주지역 면세점 매출액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도내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들. 김영헌 기자.

제주를 찾는 중국 보따리상이 늘면서 제주지역 면세점 매출액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6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2019년 6월호)’에 따르면 도내 8개 면세점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지난해 3분기에는 33.6%포인트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4분기 30.8%포인트, 올해 1분기 32.7%포인트 등 30%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도내에는 일반 면세점 4곳(시내 면세점 3ㆍ출국장 면세점 1), 지정 면세점 4곳 등 총 8곳으로, 전국 면세점(58곳)의 13.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월말 현재 도내 면세점 매출액은 전국의 11.5%다. 일반 면세점은 내ㆍ외국인이 출국시, 지정 면세점은 내ㆍ외국인이 출도시 면세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계열 면세점은 3곳(롯데면세점 1ㆍ신라면세점 2), 중소ㆍ중견 면세점은 5곳(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 면세점 3ㆍ제주관광공사 면세점 2)이다.

도내 면세점 매출액이 늘면서 제주지역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도 최근 사드 갈등 이전 수준인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해당 지수 증가율에 대한 면세점의 기여율은 80%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주지역 소매판매액지수의 면세점 가중치(2015년 기준)는 19.5%로 전문소매점(31.6%), 승용차 및 연료 소매점(22.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면세점 매출 증가는 중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에 따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기반으로 수입상품을 판매하는 ‘웨이상(微商)’과 한국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에서 재판매하는 기업형 전문 구매 대리인 ‘따이공(代工)’ 증가, 국내 면세점의 품목 및 가격 경쟁력 강화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웨이상’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수입상품을 공급하는 ‘따이공’의 구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제주지역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고 체류 비용이 비교적 낮아 다양한 상품을 보유한 대기업 계열 면세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도내 면세점 매출액 중 일반 면세점은 중국인이 84.6%(2018년 상반기 기준), 지정 면세점은 내국인이 98.7%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점유율은 일반 면세점(73.5%)이 지정 면세점(26.5%)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도내 면세점 매출액은 크게 늘고 있지만, 면세점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도내 면세점들이 물품을 대량 구매하는 ‘큰손’인 웨이상과 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해 이들을 모집해 온 여행가이드나 여행사에게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는 송객 수수료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송객 수수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면세점들의 매출은 늘고 있지만, 속내는 송객수수료 등 영업비용의 증가로 인해 실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속 빈 강정’인 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제주지역 면세품 판매 증가는 기업형 대리구매인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다양한 브랜드의 대기업 계열 면세점에는 대리구매인의 구매가 집중되고 있는 반면 지역 중소ㆍ중견 면세점은 운영난을 겪고 있는 등 업체규모별로 영업상황이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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