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을 지상파 방송 등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한 도올 김용옥(71) 한신대 석좌교수가 이 전 대통령 유족에게 고소당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양자 이인수(88) 박사가 지난달 24일 김 교수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검찰은 서울 혜화경찰서에 수사를 지휘했다.
이 박사는 김 교수가 책과 TV프로그램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16일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에 출연해 “김일성과 이승만은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분할 통치하기 위해 데려온 자기들의 퍼핏(puppetㆍ괴뢰)”이라며 “(이 전 대통령을) 당연히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달 23일 방송된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이승만이 제주도민들의 제헌국회 총선 보이콧에 격분해 제주도민을 학살했다" "여수에 주둔한 14연대를 제주도에 투입해 보이는 대로 쏴 죽일 것을 명령했다"고 발언했다.
김 교수는 올해 1월 펴낸 저서 '우린 너무 몰랐다-해방, 제주 4ㆍ3과 여순민중항쟁’에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았다. 그는 이 책에서 ‘이 전 대통령이 여운형의 살해를 지시했다' ‘제주 4ㆍ3 사건 당시 제주도민 학살을 명령했다' '여수ㆍ순천 사태 당시 어린아이들까지 다 죽이라고 명령했다'고 서술했다.
이 박사 측은 김 교수의 이 같은 발언과 서술이 모두 허위사실이라 사자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이승만학당’ 대표이사인 이영훈(68)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를 고소대리인으로 내세웠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측 진술과 제출 자료 등을 검토한 뒤 김 교수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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