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5년 만에 최고의 성적으로 반환점을 돌며 선전하던 KT가 대형 악재를 만났다.
‘대체 불가‘ 주포 강백호(20)가 손바닥 수술로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강백호는 지난 25일 부산 롯데전에서 7-7로 맞선 9회말 신본기의 파울 타구를 잡아낸 뒤 오른손을 다쳐 곧바로 교체됐다. 강백호는 타구를 잡고 롯데 불펜 쪽 펜스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철망을 잡다가 손바닥이 찢어졌다. 출혈이 심했던 강백호는 무릎을 꿇고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달려 나온 트레이너에게 붕대를 감는 긴급 조치를 받은 뒤 교체됐다. 강백호는 손바닥 피부뿐 아니라 근육이 같이 찢어졌지만 다행히 신경은 손상되지 않았다. KT 구단은 26일 “강백호가 이날 오전 서울 중앙대병원에서 전신 마취 후 오른쪽 손바닥 봉합 수술을 받았다”며 “복귀까지 8주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T에서 강백호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그는 25일까지 타율 전체 4위(0.339), 안타 2위(103개), 득점 공동 3위(54개), 출루율 4위(0.418)로 군계일학의 활약 중이었다. 페이스를 가파르게 끌어올리던 중이었기에 더 안타깝다. 강백호는 4월까지 타율 0.303, 5월에는 0.337을 친 뒤 6월에는 0.398로 제대로 감을 찾았다. 시즌 100안타 고지도 호세 페르난데스(두산)에 이어 두 번째, 토종타자 가운데 첫 번째로 밟았다. 결승타도 팀 내 1위(8개)의 해결사로 이강철 감독을 든든하게 하는 ‘2년차 괴물‘이었다.
강백호의 활약을 발판 삼아 KT는 25일 현재 7위(33승1무45패)에 올라 있다. 한때 6위까지 오른 적도 있지만 KT의 최근 3년간 6월 최고 순위는 8위였다. 5위 NC와도 4.5경기 차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것 자체가 놀라운 변화다. 강백호의 이탈이 어느 정도 여파를 미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잘 나가던 상승 흐름에 빨간 불이 켜진 건 확실해 보인다.
한편 롯데는 26일 강백호의 부상에 유감을 표시하고 완쾌를 기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숭용 KT 단장과 이강철 KT 감독에게도 이 같은 마음을 전했다. 또 즉각적인 구장 보수와 안전 점검으로 추가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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