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보건부 관게자들과 회동을 하고 있는 모습. 이날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추가 이란 제재에 대해 반발하면서 “백악관은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과 전쟁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미국이 이란의 영공이나 영해를 침범한다면 정면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이란을 향해 “소멸”이라는 표현까지 거론하며 경고 메시지를 전하자 나온 발언이다. 양국 모두 상대방의 선제공격을 단서로 달고는 있으나, 군사행동 가능성을 재차 언급하면서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란 ISNA 통신은 로하니 대통령이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이란의 영공이나 영해를 다시 한 번 침해한다면 이란의 군 병력은 그들에 대한 정면 대응의 의무를 갖고 있다”며 ‘결정적 충돌’이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이 2015년 체결한 이란핵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있어 재협상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ISNA통신은 전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이란을 향해 “미국의 어떤 것에 대한 이란의 공격도 엄청나고 압도적인 힘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의 매우 무지하고 모욕적인 발언은 오늘날 그들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며 "어떤 지역에서는, ‘압도적’이라는 것은 ‘소멸’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어 미국의 지난 2년간 군사비는 1조5,000억 달러라면서 자국 군사력은 전 세계 최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이란과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일어난다면 그건 당신이 이제껏 결코 본 적이 없었던 소멸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을 마친 대이란 추가 제재 행정명령을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혁명수비대 장성 8명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의 길을 영원히 폐쇄한 것”이라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고,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제재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하다 좌절했다는 방증"이라며 "백악관은 정신적인 장애가 있다"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이란과 전쟁이 발발한다면 출구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에 "출구전략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출구전략이 필요 없다"라고도 언급했다.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만약 그들이 원한다면 협상을 할 수 있기를 우리는 바란다"면서도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으면 좋겠고,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그것을 빨리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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