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 김포시 신세계 SSG닷컴 물류센터 ‘네오’에서 작업자가 상품을 확인하고 있다. SSG닷컴 제공

25일 오전 경기 김포시 신세계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 상품을 운반하며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직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모니터를 통해 상품 정보 등을 확인한 뒤 버튼만 누르면 레일을 타고 상품이 바로 앞에 멈춘다. 작업자는 이 상품을 집어 들어 고객 배송바구니에 담기만 하면 된다. 사람이 일일이 상품을 찾을 필요가 없는 ‘GTP(Goods To Person) 시스템’은 대규모 배송 물량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SSG닷컴 물류센터의 장점이다.

SSG닷컴이 이런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건 ‘새벽배송’ 때문이다. SSG닷컴은 27일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쿠팡’, ‘마켓컬리’ 등이 장악한 새벽배송 시장에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마저 뛰어든 것이다.

SSG닷컴이 새벽배송을 위해 온 힘을 쏟은 건 물류센터 네오다. 2014년 경기 용인시 보정에 이어 2016년 경기 김포시에 두 번째 물류센터를 오픈했다. 김포 물류센터 네오는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4만3,688㎡(약 1만3,000평) 규모로, 시간 당 처리하는 주문 건수는 2,000여개나 된다. 산술적으로 2초 당 한 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셈이다.

SSG닷컴은 올해 연말까지 김포에 세 번째 물류센터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세 곳의 물류센터를 한꺼번에 가동하면 하루 8만건 가량의 고객 주문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새벽배송과 더불어 날짜 지정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새벽배송은 전날 자정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3~6시 배송되는데, 이는 쿠팡이나 마켓컬리보다 한 시간 빠른 것이다. 또한 배송 시점을 다음날 새벽뿐 아니라 2~3일 후 새벽까지 날짜를 지정할 수도 있다. 단 배송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한강에 인접한 강서구, 양천구, 동작구, 용산구, 서초구, 강남구 등 서울 지역 10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한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신선상품도 기존 업체들의 2배 이상이다. 신선식품, 유기농 식재료, 빵류, 반찬류, 밀키트(간편식) 등 식품부터 기저귀와 분유 등 유아용품, 반려동물 사료까지 총 1만여가지에 달한다.

새벽배송되는 신선식품, 냉장∙냉동 상품 등은 주문 고객의 집 앞까지 단 한번도 상온에 노출되지 않고, 영상 10도 이하의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 체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SSG닷컴은 일회용 포장 부자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벽배송용 보랭가방인 ‘알비백’ 10만개를 제작해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룡 유통사의 새벽배송 시장 진출이 더 큰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신세계가 결국 엄청난 인프라와 자본을 들고 뛰어든 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앞으로 새벽배송 시장에선 기존 업체들의 과다 출혈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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