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서 시작한 사이드암… 1군 데뷔전 1이닝 무실점
LG 한선태가 25일 잠실 SK전에서 8회초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LG 투수 한선태가 25일 잠실 SK전에 앞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이드암 투수 한선태(25ㆍLG)가 비(非)선수 출신 최초로 역사적인 프로야구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한선태는 25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류중일 LG 감독은 “처음 등판하면 긴장할 수도 있으니까 편한 상황에 내보내겠다”고 예고했다. 한선태는 3-7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4점 차면 경기를 포기할 상황도 아니어서 한선태에 대한 류 감독의 기대를 엿볼 수 는 대목이다. 고교 시절까지 정식으로 야구를 해본 적 없었던 비선수 출신이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는 순간이었다.

한선태는 긴장한 듯 SK 선두 타자 이재원에게 던진 초구가 바깥 쪽으로 빠졌다. 2구째 직구는 파울이 났고, 3구째 시속 145㎞ 바깥쪽 직구를 던지다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 안상현에게도 연거푸 볼을 3개 던져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풀카운트까지 끌고가 6구째 138㎞ 직구로 2루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한숨을 돌린 한선태는 2사 후 김성현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1번 고종욱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5㎞를 찍었고, 투구 수는 17개였다. 9회초 여건욱에게 마운드를 넘긴 한선태의 데뷔전 성적은 1이닝 1피안타 몸에 맞는 볼 1개 무실점이다.

한선태는 경기 후 “첫 타자를 꼭 잡고 싶었는데 안타를 맞아 아쉬웠다”며 “초구를 던질 때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결과는 좋았지만 수비의 도움이 있었다. 아직 남겨진 숙제라고 생각하고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 복무 후 사회인리그에서 야구를 시작한 한선태는 2017년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 지난해 일본 독립리그 도치기 골든브레이브스에서 뛰며 프로 선수로 꿈을 키웠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5순위로 LG의 부름을 받았고, 올해 퓨처스리그(2군) 19경기에서 1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36의 빼어난 성적으로 류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류 감독은 “야구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아 조금 엉성한 부분이 있지만 2군에서 평가가 워낙 좋았다”고 콜업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3~16일 잠실구장에서 한선태의 투구를 지켜 본 최일언 LG 투수코치는 “직구에 힘이 있다”며 “공의 스피드보다 움직임이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초의 ‘비선출’ 선수라는 극적인 스토리는 1군행에 있어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최 코치는 “이미 프로 팀에 들어온 선수”라며 “실력으로만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한선태는 “오히려 (1군 통보를 받은) 24일에 긴장을 많이 했고, 지금은 덜하다”며 “소식을 들었을 때는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았을 때만큼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운 좋으면 9월에나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너무 빠른 것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기회를 잡은 만큼 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선태는 “2군에서 제구가 많이 좋아졌다”며 “최대한 1군에 오래 붙어있는 것이 목표다. 이대호(롯데) 선배와 대결도 기대된다”고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SK가 8-3으로 승리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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