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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총리 “건설 현장 전수 조사하라”... 중국인 무차별 개발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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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총리 “건설 현장 전수 조사하라”... 중국인 무차별 개발에 제동

입력
2019.06.25 16:41
수정
2019.06.25 19: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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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이던 건물 붕괴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행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사고 현장에 도착한 훈센 총리가 구조활동을 지휘하고 있다. 크메르 타임스 캡처
공사 중이던 건물 붕괴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행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사고 현장에 도착한 훈센 총리가 구조활동을 지휘하고 있다. 크메르 타임스 캡처

훈센 총리가 캄보디아 최대 항구도시인 시아누크빌에서 진행되고 있는 건설 현장에 대해 ‘전수 조사’를 지시했다. 최근 중국인이 불법 건축하던 건물이 붕괴하면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지만, 자국에 들어온 뒤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중국인들의 행태에 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시아누크빌은 중국이 조차해 조성 중인 대규모 관광도시로, 사실상 중국 땅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25일 현지 크메르 타임스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전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규모의 건설현장 사고를 본 적이 없다. 이번 비극은 교훈을 주었다”며 “정부는 모든 건물을 점검하고 불법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 4시쯤 공사가 70~80%가량 진행된 7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면서 이 건물을 임시 숙소로 쓰고 있던 인부 28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한 바 있다. 훈센 총리는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 구조활동을 진두지휘하면서 부상자와 유족들을 직접 위로하고 있다.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붕괴한 건물 소유주와 건설업체 대표 등 중국인 3명과 현지인 지주 등 4명을 체포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매체는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시작됐다”라며 중국인들의 무리한 공사를 사고 배경으로 지목했고, 특히 “두 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다 일어난 사고”라며 자국에서 불법 행위를 일삼는 중국인들을 겨냥했다.

지난 6월 3일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시 스카이 라인. 중국의 자본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수도의 스카이라인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들어섰거나 공사중인 고층 빌딩들은 대부분 중국 자본에 의한 것들이다. 프놈펜=정민승 특파원
지난 6월 3일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시 스카이 라인. 중국의 자본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수도의 스카이라인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들어섰거나 공사중인 고층 빌딩들은 대부분 중국 자본에 의한 것들이다. 프놈펜=정민승 특파원

이번 사고가 난 시아누크빌은 ‘캄보디아 내 중국’으로 불릴 정도로 중국인 투자가 붐을 이루는 곳이다. 특히 중국에서 라오스를 거쳐, 캄보디아, 태국만을 연결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핵심 사업 목적지 중 하나다. 시아누크빌은 미국의 남중국해 봉쇄에 대비해 중국이 전략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항구 도시로 알려져 있다.

캄보디아 정부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강간, 살인, 무면허 사고 도주, 교통 사망사고 등 중국인 투자자들에 의한 범죄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며 “시아누크빌 건설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 지시는 훈센 총리가 중국인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훈센 총리가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중국에 과하게 치우친 그의 행보로 고조되고 있는 자국 내 불만과 우려를 다분히 의식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시아누크빌 최고 지도자도 건축 관리감독 소홀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으며 훈센 총리는 곧바로 수리했다.

실제 훈센 총리의 친중국 행보에 캄보디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캄보디아 국가 부채 43억달러 중 3분의 2 이상이 중국에 의한 것이라며 경고한 바 있다. 메이 칼리안 최고국가경제위원회 고문은 “한 나라가 투자를 독점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투자를 관리할 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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