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기술의 발달로 더 큰 용량의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면서 글과 사진 중심으로 이뤄지던 커뮤니케이션은 영상으로 확장됐다. BJ들이 찍는 영상을 실시간 시청하며 댓글로 소통하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친구와 영상통화를 하는 게 일상이 됐다. 하지만 아직 한계는 있다. 움직이는 상대방의 표정과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순 있지만 여전히 고정된 사각형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이 한계를 극복할 5세대(G) 통신이 올해 상용화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은 또 한번의 혁신을 맞이하게 됐다. 5G의 초고속ㆍ초저지연 특성으로 평면적인 영상을 뛰어넘어 360도로 촬영된 입체적 영상도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면 터치만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방의 주변을 돌려보면서 시간과 공간을 함께 경험하는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왔다.
KT는 오는 28일 세계 최초 5G 웨어러블(착용형) 카메라 ‘핏 360’(출고가 79만2,000원)을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스타트업 링크플로우와 KT가 공동 개발한 핏 360은 목에 거는 ‘넥밴드형’ 카메라다. 화각 120도를 촬영하는 카메라 렌즈 3개가 장착돼 있어 착용한 사람 주변을 360도로 담아낸다. KT는 자사 5G 커뮤니케이션 앱 ‘리얼 360’과 핏 360을 연동해 360도 영상을 실시간 공유하는 ‘360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도 출시한다.
핏 360과 리얼 360 앱이 설치돼 있는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핏 360이 4K 울트라고화질(UHD)로 찍고 있는 영상이 리얼 360 앱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리얼 360 앱에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선택하면 실시간 스트리밍이 시작된다. 일반적인 SNS 라이브 방송과 비슷한데, 전달되는 화면이 360도 영상이란 점이 다르다. 시청자들은 각자의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 이리저리 돌려보며 감상하면 된다. 여행 중인 지역의 풍경, 격렬한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순간 등을 360도 화각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스트리밍 외에도 ‘영상통화’를 선택하면 1대 1 통화뿐 아니라 친구를 최대 4명까지 초대해 핏 360을 착용한 사람 주변을 함께 구경하며 통화하는 그룹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5G를 시공간 한계를 초월하는 실감형 커뮤니케이션 구현 기술로 주목하고 있는 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가상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 친구를 초대해 영화, 스포츠 등을 같이 보고(소셜VR), 동료와 회의를 하는(T리얼 프레젠스) 서비스를 출시했고, LG유플러스는 인기 스타를 증강현실(AR)로 불러내 360도 영상을 함께 촬영하고 공유하는 ‘U+AR’를 핵심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서은미 KT 5G서비스담당 상무는 “영상 커뮤니케이션은 하나의 놀이로 자리잡았지만 사각형 화면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각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초고용량 콘텐츠를 지연 없이 전달하는 5G가 그 한계를 360도의 공간까지 확장해 더 실감나고 몰입도 높은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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