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당산동 라프하우스에 세입자들이 붙여놓은 현수막. 홍인택 기자

피해 입주민 142명, 전세보증금 피해액이 100억원에 이르는 서울 당산동 라프하우스 전세 사기 사건(본보 지난해 5월 20일 보도)을 수사 중인 경찰이 새마을금고 대출 담당자들에게도 사기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대출 심사를 똑바로 하지 않은 책임은 물은 것이다.

피해 입주민으로 구성된 ‘라프하우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5일 경찰의 사건처리결과서를 공개하며 “전세 사기 행각에 금융기관 관계자들도 조사받은 것은 이례적”이라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경기일산동부경찰서는 건물주 이모(59)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대출브로커 2명은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새마을금고 대출담당자 4명에 대해서는 사기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건물주 이씨는 대출금 상환을 독촉 받는 등 자금압박에 시달리자 대출을 더 받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2015년 당시 이씨가 1,2,3차 라프하우스로 얻은 임차보증금은 92억2,080만원이었으나 건물 담보 대출이 43억9,000여만원에 이르렀다. 임대수익금으로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가만히 앉아 월 2,300만원 이상 적자를 내고 있었다.

정상적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이씨는 대출 브로커를 끼고 상대적으로 대출 심사가 덜 까다로운 인천지역 새마을금고를 찾기 시작했다. 전세계약서를 월세계약서로 위조하고 2명의 명의를 빌려 대출을 받기로 계획했다.

라프하우스 피해자들이 지난해 올린 국민청원 게시글(왼쪽)과 건물 엘리베이터에 붙여놓은 포스트잇. 홍인택 기자.

새마을금고 대출 담당자들은 현장 실사 등을 통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보증금 6,000만~7,000만원짜리 전세계약서가 보증금 300만~500만원짜리 월세계약서로 위조되면서 입주민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등 상세한 기록이 빠졌음에도 따져보지 않았다. 대출 명의를 빌려준 2명도 뚜렷한 직업이 없음에도 상환능력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이 자료를 근거로 건물주 이씨는 신탁회사에 건물 담보신탁을 통해 2015년 4월 54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이 때문에 이 시점 이후 계약한 라프하우스 주민들의 전세보증금은 대출금보다 후순위로 밀려나며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중 다수가 대학생이나 직장인 사회초년생과 독거노인 등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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