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오는 8월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유도 세계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5일 보도했다.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출전권이 달려 있는 대회인 만큼 국적 차별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에 근거해 북한 선수들의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와 핵ㆍ미사일 도발 등을 이유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별도로 북한과의 인적ㆍ물적 교류를 금지하는 독자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독자 제재를 2년 연장한 바 있다. 산케이신문은 “북한이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면서 올림픽 헌장의 틀에서 북한 선수단의 입국을 허용할 수 있다고 일본 정부가 판단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경기 이외의 활동을 자제해 줄 것을 북한에 요구하는 등 북한 선수단의 동향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은 또 북한이 도쿄올림픽 때 유도, 여자농구, 여자하키, 조정 등 4개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번 대화에서 도쿄올림픽에 새로 채택된 남녀 혼합단체전에 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북 단일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위에 오른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또 8월 예정된 도쿄올림픽 각국 선수단장 회의에도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인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 북한 측 인사 3명의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들은 8월 19~23일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 개최 추진 의사를 밝힌 점을 거론, 원 부상의 방일 기간 일본 정부 측과 물밑 접촉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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