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이 12일 오전 10시 제주동부경찰서을 떠나기 직전 경찰서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영헌 기자.

‘제주 펜션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제주에서도 종량제쓰레기봉투들을 버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발생 초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그동안 범행 현장 주변에 대해서는 수색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씨가 범행 이틀 후인 지난달 27일 정오쯤 범행 장소인 제주시의 한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쓰레기집하장) 두 곳에 종량제 쓰레기봉투 3개와 1개씩을 각각 버리는 모습이 해당 클린하우스 폐쇄회로(CC)TV 영상에 촬영됐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해당 영상을 확보하고, 다음날 도내 쓰레기 매립장에 갔을 때는 이미 고열로 소각 처리된 상태여서 아무것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쉬쉬하다가 피해자 A(36)씨의 유족들이 지난 20일 제주에서도 고씨가 구입한 쓰레기봉투를 사용했을 가능성과 관련 주변 클린하우스 CCTV 영상을 문의한 후에야 확인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해당 영상을 확인한 후 “고유정이 쓰레기봉투를 버리는 모습이 힘겨워 보였다”며 “이를 봤을 때 봉투 안에 시신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고씨는 완도행 여객선과 경기도 김포시 등지에서 시신을 유기할 때도 쓰레기봉투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그동안 시신 수색과 수사 진행 상황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고씨가 피해자 시신을 유기한 장소로 완도행 항로, 김포시 아버지 소유의 아파트 등만 언급해왔다. 또한 수사 브리핑 과정에서 취재진들이 범행 현장인 펜션 주변에 대한 시신수색 여부를 질문했지만, 경찰은 이같은 사실은 숨긴 채 수색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고씨의 진술과 범행수법을 봤을 때 제주에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 해당 쓰레기봉투에는 시신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펜션 주변에 버린 쓰레기봉투에는 범행 과정에 사용했던 이불이나 수건 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들의 주장처럼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담겨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할 뿐만아니라 범행의 중요한 증거품들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임에도 경찰이 이같은 중요한 수사 상황을 숨긴 이유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9시16분 사이 제주시 소재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A씨(3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 손괴ㆍ유기ㆍ은닉)로 검찰에 구속 송치돼 조사를 받고 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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