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메이커스 로고.

“고객 여러분들께 세상에 나오지 않은 첫 제품 또는 독특한 제품의 첫 고객이 되는 경험을 드립니다. 고객 여러분이 생산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가 됩니다.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2016년 문을 연 모바일 주문생산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는 소개글과 같이 고객의 주문을 먼저 받은 뒤 소상공인들이 그 수량에 맞춰 생산할 수 있도록 한 ‘선주문 후생산’ 플랫폼이다. 서비스 시작 당시 7곳이던 파트너사는 올해 들어 1,700여곳으로 늘어났고, 그 동안 소개된 제품 개수는 413만개에 달한다. 성장 속도도 매우 빠르다. 지난해 7월 누적 매출 500억원을 넘긴 뒤 10개월 만인 올해 5월 1,000억원을 가뿐히 돌파했다.

카카오메이커스의 본래 목표는 소상공인들이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재고 비용을 줄여 소비자들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카카오메이커스 소속 11명의 MD(유통 전문가)들이 매주 30여개의 새로운 상품을 소개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어려웠던 국내 생산 소상공인 제품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다는 장점도 있었다. 실제로 샤워기 정수필터를 판매하는 ‘비타코퍼레이션’이나 통째로 세탁하는 기능성 솜 베개를 개발한 ‘가온힐’ 등 일부 중소기업들은 카카오메이커스에 소개되며 급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서비스가 시작된 지 3년여가 지난 현재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소개하고 있는 상품은 업체들이 재고를 쌓아둔 채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해서도 판매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카카오메이커스는 ‘단독 구성 및 가격’이라는 문구를 앞세우고 있지만, 해당 제품들은 일반 오픈마켓에서도 동일한 구성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성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주문제작 상품이 소개될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까지 상품 상세정보 페이지마다 일률적으로 안내돼 있던 ‘주문제작 상품이므로 취소 및 교환, 반품이 불가하다’는 안내가 무색해진 이유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3일 카카오메이커스가 부당하게 상품의 교환 및 환불을 막아왔다는 이유로 과태료 25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카카오 측은 비록 처음과 달리 기성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재고율을 낮추고 소상공인들을 적극 발굴해 소개한다는 메이커스의 정체성은 변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라는 거대 플랫폼을 통해 소개되는 만큼 중소기업들에게 여전히 큰 기회가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정위 지적 직후 지난해 이미 시정 조치를 끝냈으며, 앞으로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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