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빈곤’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TV로 만나는 먼 나라 이야기인가요? ‘노오력’하지 않은 일부만 겪는 개인적인 상황에 불과한 걸까요?
오늘 프란이 선택한 콘텐츠는 책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입니다.
연세대학교 ‘빈곤의 인류학’ 수업에선 특별한 프로젝트가 진행됐습니다. ‘청년, 빈곤을 인터뷰하다’. 학생들은 홈리스, 철거민, 장애인, 노점상, 복지 수급자, 쪽방촌 주민 등과 함께한 반(反) 빈곤 활동가 10명을 만났죠. 그리고 한국 사회 빈곤 문제의 쟁점은 무엇인지, 반빈곤 활동의 현재는 무엇인지 등을 묻고 답하며 우리가 외면했던 빈곤의 현주소를 파악해나갑니다.
이 책은 ‘자립’ 프레임의 문제점도 분석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기계처럼 바로 고쳐 쓰면 되는 존재처럼 취급하는 정부의 단기 자활 프로그램이나 캠페인의 허상에 대해서 이야기하죠. 여기에 빈곤에 대한 총체적 이해가 부족한 현실을 지적하며 ‘자립’과 ‘의존’의 상호관계에 주목합니다.
질문을 던지는 청년들은 신자유주의 담론이 지배한 세상에서 자라왔습니다. 번듯한 건물들에 가려 밀려난 사람들을 마주할 겨를이 없었고, 무한경쟁의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와 도시 빈민들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두는 것은 사치처럼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반빈곤 활동가와의 만남을 통해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그저 생명을 유지하는 삶이 아닌 ‘나’와 ‘일상’을 되찾는 ‘진정한 삶’에 대해 고민하죠. 이런 삶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연대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청년들이 만난 활동가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당사자’와 ‘비당사자’를 구분 짓는 위험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우리 당사자’ 모두를 위한 반빈곤 활동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이죠. 장애인 이동권 투쟁으로 모두에게 이로운 보행로가 생겼듯이 노인, 홈리스, 청소년, 철거민들이 살만한 세상이 우리 모두가 살만한 세상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사자’의 관심과 연대를 환기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
“우리는 빈곤을 어떻게 직시해야 하는가”
프란이 선택한 좋은 콘텐츠
다음 주에도 찾아오겠습니다.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정선아 인턴 PD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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