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일 5세대(G) 통신 세계 첫 상용화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달아올랐던 이동통신 시장이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갤럭시 S10 5G’(4월 3일 출시)와 ‘LG V50 씽큐’(5월 10일 출시)를 끝으로 두 달 가까이 5G폰 신제품이 없는 상황이라 초반 관심도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사들도 하반기 신규 5G 스마트폰 판매에 마케팅을 집중하기 위해 지원금 규모를 축소하는 등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이통사들의 5G 가입자 확보 경쟁 2라운드는 하반기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과 100만원 이하 중가 라인업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24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10 5G 판매량은 23일 기준 100만대를 돌파했고, V50 씽큐는 28만여대 판매돼 국내 5G 가입자는 130만명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5G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갤럭시 S10 5G와 V50 씽큐 2종뿐이어서 2종 판매량이 곧 5G 가입자 규모다.
5G의 다음 바통을 이어받을 스마트폰은 ‘갤럭시 폴드’다. 삼성전자는 “수주 내 출시 일정을 발표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조심스런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7월 말을 넘기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8월 말 출시되기 때문에 차기 제품인 ‘갤럭시 노트10’과 겹치지 않으려면 7월 말 출시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갤럭시 폴드에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김성철 부사장도 지난 18일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특별포럼 연설에서 “스탠바이(대기) 중”이라고 말하면서 7월 출시에 힘을 실었다. 미국 제재로 신제품 출시 시기가 불확실했던 화웨이도 폴더블폰 ‘메이트X’ 출시 시점으로 “9월을 넘기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 한동안 삼성과 화웨이의 폴더블폰 경쟁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갤럭시노트 10뿐만 아니라 ‘갤럭시 A90 5G’ 출시도 준비 중이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중저가 제품에 붙이는 이름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면 프리미엄과 중저가를 아우르는 제품군으로 폭넓은 소비자를 확보해야 한다”며 “100만원을 밑도는 5G 갤럭시가 출시된다면 LG전자도 비슷한 가격대 새 제품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 선택권이 더 늘어나고 5G 가입자 증가 속도가 다시 탄력 받는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권봉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2월 기자 간담회에서 “5G폰은 누가 빨리 가격을 1,000달러 밑으로 내리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LG전자가 빨리 원가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9~10월쯤 LG전자도 중가 제품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차질 없이 시장에 나온다면 올해 연말 5G 가입자는 300만명을 무난히 넘길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LTE 가입자는 상용화 81일 만에 100만명, 6개월 만에 300만명을 넘어섰다. 5G는 상용 69일째 100만명 돌파에 성공하는 등 LTE 보다 가입자 수 증가 속도가 빨라, 연말이면 300만~400만명에 도달할 거란 계산이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 네트워크 컨설턴트는 “연말 전 세계 5G 가입자는 1,000만명으로 예상되며 이 중 한국이 300만명을 확보해 초기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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