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교육자치가 초심을 잃고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과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에 따르면 광주지역 318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자치조직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학운위의 경우 현장투표로 위원을 선출하는 학교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301개교(94.6%)는 학부모위원과 지역위원을, 294개교(92.4%)는 교원위원을 각각 무투표 당선 방식으로 선출했다. 또 2개교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의무사항인 급식소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고, 예·결산소위원회는 254개교(79.8%)에서 구성하지 않았다. 2개 학교에서는 3회 이상 위원직을 연임했다가 최근 보궐선거를 통해 재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학부모회 총회 소집공고를 학부모회장 명의로 하지 않은 곳이 221개교(69.5%)에 달했고, 학부모총회 공지시기(7일 전)를 준수하지 않은 곳도 120개교(37.7%)나 됐다.
학부모 총회와 교육과정 설명회를 동시에 개최한 곳은 229개교(72%)로, 학부모 총회가 학교 주도 아래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자치회 예산의 의무편성 기준에 맞춰 학교표준교육비의 0.5% 이상을 학생회 운영비로 편성한 학교는 251개교에 달했고, 나머지 67개교(21.1%)는 0.5% 미만으로 편성, 학생자치를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벌없는 사회는 “교육자치는 학교자치에서부터, 민주적 학교 운영은 각 교육 주체의 자치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며 "광주시교육청은 법령과 조례 등 학교자치의 제도적 기반을 잘 활용하거나 정비해 실제로 학교에 안착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자치조례가, 특히 일부 사립을 중심으로 아직까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학운위, 학부모회, 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교육자치가 안착될 수 있도록 지도·점검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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