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발의됐지만 국회 파행으로 진척 없어 소송 참여 늘어날 듯
2017년 11월 포항지진과 관련해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포항시민들이 24일 대구지법 포항지원에서 변론준비기일 참석을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재판이 24일 본격 시작됐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와 ‘포항지진공동소송단을 합하면 소송에 참여한 주민이 3만명을 넘기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변론준비 기일인데도 단체로 소송을 낸 범대본 회원 수십 명이 몰려 북적거렸다. 변론준비 기일은 원고와 피고의 양측 입장을 확인하고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하는 날로, 통상 판사와 변호인만 참여한다.

포항지원은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들자 법원 내 가장 공간이 넓은 1호 법정으로 장소를 바꿨고, 33명을 선착순으로 들여보냈다. 소송 참여자들은 법정에 들어서기 전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와 함께 목수건을 두르고 “재판을 빨리 진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24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2017년 11월15일 일어난 포항지진과 관련해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포항시민이 변론준비기일 참석을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범대본은 포항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손해배상소송 참여인단을 모집했다. 범대본의 의뢰로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서울센트럴(대표변호사 이경우)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5월 각각 세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 정부와 ㈜포항지열발전, 지열발전소 운영업체 ㈜넥스지오 등을 상대로 1인당 하루 5,000~1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4차 접수를 받고 있는 서울센트럴에 따르면 1차부터 지금까지 소송 참여자가 1만5,000명을 넘겼다.

24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2017년 11월15일 일어난 포항지진과 관련해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낸 포항시민이 인원 초과로 법정에 들어가지 못하자 법정 앞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이와 별개로 올 3월 포항지역 변호사 9명이 꾸린 포항지진공동소송단(대표변호사 공봉학)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도 1만5,000여 명이 참여했다.

포항지진손배소 참여자는 국회에 발의된 포항지진 피해 특별법 제정이 불투명해질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포항지역에는 지진 손배소 참여를 안내하는 광고 문자나 유인물도 늘고 있다.

포항지진피해 소송을 낸 장모(47ㆍ포항시 장량동) 씨는 “국회의원들이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국회 파행으로 감감 무소식이다”며 “참여인단을 모집한다는 변호사들도 많아지고 있어 소송에 나서는 주민들도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역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