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공경철(37) 교수팀이 일명 사이보그 올림픽으로 불리는 ‘2020사이배슬론’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사이배슬론(Cybathlon)은 인조인간을 뜻하는 ‘사이보그’와 경기를 의미하는 라틴어 ‘애슬론’의 합성어로,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공학 보조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대회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 주최로 4년마다 열리며 내년 5월에 제2회 대회가 스위스 클로텐시에서 개최된다. 대회는 뇌-기계인터페이스, 전기자극 자전거, 로봇의수, 로봇의족, 착용형 외골격로봇, 전동휠체어 등 6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공 교수팀은 2016년 제1회 대회에서도 착용형 외골격로봇 종목에서 3위를 차지했다. 공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 ‘워크온슈트’는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한 보행보조 로봇으로, 사람의 다리근육 구조를 모방해 설계됐다. 대회에는 1998년 뺑소니 사고로 하반신 전체가 마비돼 18년동안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던 김병욱(45)선수가 이 로봇을 입고 참가했으며, 앉고 서기, 지그재그 걷기, 경사로를 걸어 올라 닫힌 문을 열고 통과해 내려오기, 징검다리 걷기, 측면경사로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총 6개 코스 중 5개 코스를 4분12초를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공 교수팀은 내년 대회가 그 동안의 기술발전 수준을 반영해 코스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컨소시엄 구성을 확대하고 양팔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워크온슈트4.0’을 제작할 예정이다. 공 교수와 나동욱 연세대교수가 공동으로 창업한 ㈜엔젤로보틱스가 로봇기술을 담당하고 사람의 신체와 맞닿은 부분에 적용될 기술은 재활공학연구소, 완성로봇을 선수에게 적용하는 임상훈련은 세브란스 재활병원이 맡는다. 영남대학교, 국립교통재활병원, 선문대학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에스톡스 등도 힘을 보탠다.
내년 대회에는 세브란스재활병원 등이 선발한 7명의 선수후보를 대상으로 개인맞춤형으로 제작된 ‘워크온슈트4.0’으로 훈련을 진행한 뒤 올 11월 대회출선 선수 1명과 보궐선수 1명을 최종 선발, 참가할 계획이다.
공 교수는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동작들로 대회미션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대회코스만 충실히 따라가도 실제 장애인 사용자들을 위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점차 장애인들의 독립적인 생활 구현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는 이날 신성철 총장,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김덕용 세브란스재활병원장과 7명의 선수후보, 가족, 연구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가졌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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