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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북, 북한과 중국 모두 대미 지렛대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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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북, 북한과 중국 모두 대미 지렛대로 활용”

입력
2019.06.24 17:06
수정
2019.06.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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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협상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

북미간 친서 외교 가동은 긍정적…실무협상 재개 필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방문을 마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송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방문을 마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송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전했다. 연합뉴스

20일~21일 1박 2일간 이뤄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북한과 중국이 각각 미국에 대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다만 교착 상태의 북미 비핵화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선 북미간 실무 협상 재개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 입장에선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핵심 행위자라는 것을 강조하는 데 목표를 뒀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서투른 외교가 실패할 경우 잠재적 대안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의미도 담겼다”고 평가했다. 이는 G20을 계기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담판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이번 회담은 미국에 대한 불만과 대화 압박을 동시에 표출하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평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제안의 메신저 역할을 부탁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관측했다. 김 위원장이 제안을 한다면 북미간 직접 채널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김 위원장은 미국에 다른 옵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미중간 틈새를 만들어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이번 회담을 활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북한과 중국 각각 시 주석의 방북을 비핵화 협상이나 무역 협상에서 미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삼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방북으로 북중이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북중 관계에 긴장이 남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석좌는 “회담이 잘 진행된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과 시 주석간 상호 불신은 더 깊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제한할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은 핵무기 포기에 대한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았고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는 데 대한 우려로 백지수표를 써 주는 데는 주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단은 대체로 시 주석의 방북이 북중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서 북미 대화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미가 담긴 평가들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도 “시 주석의 방북이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 중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북미 협상 진전으로 귀결될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북중 정상회담과 별도로 최근 북미간 친서 외교가 재가동되는 흐름에 대해선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 한국 방문 기간 김 위원장과 회동하겠다는 제안을 담았더라도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며 “최근 분위기는 분명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란 문제를 고려하면 백악관으로선 외교 정책에 대한 언론들의 비평을 전환시킬 계기를 찾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평가 속에서도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무 협상이 전제 돼야 한다는 것이 워싱턴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매닝 연구원은 “북한이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만남을 피해왔는데, 영변 해체 등 하노이 회담에서 결렬된 이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고위급 실무 회담이 재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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