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방문해 경영 현안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 계열사에 이어 비(非)전자계열사도 잇따라 방문하며 현장 경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삼성 총수로서 그룹 내 주요 계열사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을 찾아 주요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과 삼성물산 경영진은 간담회에서 26~27일 예정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 방한을 앞두고, 사우디와의 구체적 사업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빈 살만 왕세자는 방한 기간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와 만나 한국과의 경제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경영진과 회의를 한 데 이어 14일에는 수원사업장에서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회의를 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5G(세대)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DS부문 경영진과의 간담회 당시 “그 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는 차질 없이 집행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방문을 ‘삼성 총수’로서 삼성전자 뿐 아니라 비(非)전자 주요 계열사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불황 등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도 전자 계열사 뿐 아니라 비전자계열사 등의 현안을 살펴보며 현장 경영을 가속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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