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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번엔 중국 슈퍼컴 정조준… G20 무역담판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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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번엔 중국 슈퍼컴 정조준… G20 무역담판 전운

입력
2019.06.23 18:29
수정
2019.06.24 00: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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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사안 규정, 中 관련업체ㆍ 연구소 거래제한 명단에

美 “무역협상ㆍ안보는 별개”… 안보이슈 충돌 장기화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기간 중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담판을 벌일 전망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기간 중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담판을 벌일 전망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에 이어 슈퍼컴퓨터 생산 업체와 연구소 5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올렸다. 5G 이동 통신기술뿐만 아니라 슈퍼컴퓨터 분야도 국가 안보 사안으로 규정해 중국의 첨단 기술 개발을 전방위로 제압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달 28~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간 무역 담판을 앞두고 나온 조치여서 미중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국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간)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중국의 슈퍼컴퓨터 관련 업체와 연구소 5곳을 일명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은 슈퍼컴퓨터 제조 업체인 중커수광(中科曙光ㆍSugon)을 비롯해 하이곤(Higon), 청두 하이광 회로(Chengdu Haiguang Integrated Circuit), 청두 하이광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Chengdu Haiguang Microelectronics Technology), 우시 장난 컴퓨터 테크놀로지 연구소(Wuxi Jiangnan Institute of Computing Technology) 등이다.

슈퍼컴퓨터는 질병 치료, 날씨 예보 등 민간 과학 의학 분야뿐 아니라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군사 안보 분야에서도 필수적인 장치로 미중간 기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돼 왔다. 미국이 현재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1, 2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번째가 중국의 슈퍼컴퓨터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자체 슈퍼컴퓨터를 개발해 핵무기 뿐만 아니라 전투기, 잠수함, 미사일 등의 첨단 무기 성능을 테스트하는 데 활용하는 것을 우려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커수광은 아시아 최대 슈퍼컴퓨터 제조회사로 중국 전력기업 국가전력망공사와 중국 최대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차이나모바일, 중국 기상청 등에 전력과 기상 등을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중커수광’이 슈퍼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군사적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우시 장난 컴퓨터 테크놀로지 연구소’는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의 ‘제 56 리서치 연구소’가 소유하면서 중국군의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외국 기업들은 부품 수입 등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하려면 미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미국 기업들로부터 컴퓨터 부품을 공급 받지 못해 슈퍼컴퓨터 생산에 치명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커수광은 인텔과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공급 받고 있다. 중커수광과 합작사를 설립한 미 반도체회사 AMD는 “회사는 미국의 규제를 준수할 것이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 상무부는 지난 달 16일에도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며 큰 파장을 낳았다. 화웨이는 블랙리스트에 지정된 후 글로벌 기업들이 거래를 중단하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강경한 압박 조치를 취하면서 미중간 기세싸움이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미국은 관세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분야 규제를 추가적인 지렛대로 확보해 중국을 한껏 밀어붙이는 모습이다.

미국이 무역 협상과 국가안보는 별개 사안이란 입장을 보여온 점에 비춰 화웨이 및 슈퍼컴퓨터 등 첨단 기술 분야 규제 갈등이 무역 협상과 별도로 장기적인 미중 충돌 요소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세 전쟁과 화웨이 규제에 이어 슈퍼컴퓨터 규제까지 얽히면서 미중간 무역 담판의 향방은 더욱 점치기 어렵게 된 셈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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