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위해 월 123만원 비축 필요”… 실제론 70만원 저축
![[저작권 한국일보]1인가구 생활 만족도_신동준 기자/2019-06-23(한국일보)](http://newsimg.hankookilbo.com/2019/06/23/201906231760370160_5.jpg)
국내 성인 1인가구의 생활만족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지만 경제적 만족도는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1인가구가 외로움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은 반면, 여성은 경제력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고 안전을 염려하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1인가구는 은퇴에 대비하려면 매달 평균 123만원의 투자와 저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 투자ㆍ저축액은 70만원에 불과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1인가구 연구센터는 지난 4월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25∼59세 1인가구 고객 2,000명을 설문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내용이 담긴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생활은 여성, 경제는 남성이 만족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 1인가구의 생활ㆍ경제 만족도는 큰 차이를 보였다. 생활 전반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여성은 20대 70.6%, 30대 71.8%, 40대 69.3%로 70% 안팎을 유지하다 50대에 54.9%로 떨어진 반면, 남성은 20대(67.1%)를 정점으로 30대 61.0%, 40대 58.4%, 50대 45.2%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에 따라 남녀간 만족도 격차는 20대(3.5%포인트)엔 미미하다가 30대 이후엔 여성이 줄곧 남성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경제적 만족도는 반대였다. 1인가구 생활에 경제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남성은 20대 40.6%, 30대 42.0%, 40대 49.0%로 높아졌다가 50대 35.7%로 하락했다. 여성은 20대 28.7%, 30대 39.8%, 40대 42.1%, 50대 32.5%로 연령대별 변화 양상은 남성과 비슷했지만, 만족도 격차는 최대 11.9%포인트(20대)에 이를 만큼 적지 않았다. 여기엔 남녀간 고용률 및 임금격차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20~50대 60% 안팎에 머물렀지만, 남성 고용율은 20대(56.1%)에만 여성(59.6%)에 비해 소폭 낮았을 뿐 나머지 연령대에선 90%를 넘나들었다. 더구나 남녀간 임금격차는 16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여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1인 생활의 걱정거리’로 ‘경제력 유지’를 꼽았다. 20대(경제)를 제외한 30~50대에서 ‘외로움’이 1위인 남성과 대조적이다. 1인 가구의 양대 고민인 경제력ㆍ외로움 다음으로 여성은 안전을 3순위(20ㆍ50대) 또는 4순위(30ㆍ40대)로 꼽은 점도 눈에 띈다. 특히 20ㆍ30대 여성 1인가구는 ‘주거 침입 위험’을 생활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선택했다. 반면 남성은 식사, 건강 등이 3~4순위에 올랐고, 안전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순위가 낮았다.
◇은퇴자금 저축, 필요액보다 53만원 적어
1인가구가 은퇴를 대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저축ㆍ투자액은 월평균 123만원이지만 실제 투자하거나 저축한 액수는 월 70만원이었다.
실제 투자ㆍ저축액은 소득에 따라 차이가 컸다. 연소득 2,400만원 미만인 경우엔 매달 31만원을 저축ㆍ투자해 필요액(106만원)의 29%에 불과했지만, 연소득 4,800만원 이상 구간에서는 필요액(162만원)의 74% 수준인 120만원을 저축ㆍ투자했다. 고소득자도 투자ㆍ저축액이 부족하긴 하지만 저소득자에 비해선 훨씬 여유가 있는 셈이다.
1인가구가 예상하는 은퇴 나이는 평균 61.3세였다. KB금융이 지난해 ‘골든라이프’ 보고서에서 전체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64.9세보다 3.6세 이른 편이다. 남성 1인가구는 61세 이후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여성 1인가구는 그 시점을 58세로 내다봤다. 또 여성은 남성과 달리 젊은 연령대일수록 빠른 은퇴를 예상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인가구가 보유한 평균 순자산은 약 1억3,000만원으로 전년보다 845만원 늘었다. 자산의 약 40%는 거주용 부동산이었다. 금융자산의 60%는 예ㆍ적금이었다. 대출을 가진 1인가구의 평균 대출액은 6,200만원 수준으로, 이들 중 20%가 1억원 이상 대출을 받았다. 1인가구의 87%가 한 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했는데, 평균 가입 상품 수는 2.9개였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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