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즉각 거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을 위한 미국의 중동평화 해법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5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유치로 팔레스타인 경제를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즉각 이를 거부했다.
미국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과 지역의 보다 나은 미래 구축을 돕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인 ‘번영을 향한 평화(peace to prosperity) 계획’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과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중동특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번영을 향한 평화’는 팔레스타인과 주변 거점에 대한 인프라 투자와 팔레스타인 관광 지구 구축 계획을 골자로 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79개의 인프라 및 비즈니스 프로젝트로 이뤄진 이번 계획에는 50억 달러를 투입해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인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잇는 도로를 건설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또 10억 달러의 재원으로 팔레스타인 관광 지구를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총 500억 달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약 10년에 걸쳐 팔레스타인 지역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이집트와 레바논, 요르단 등에 분산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배가,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한 자리 숫자로의 실업률 감소, 빈곤율 50% 감소 등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 새로운 접근법은 야심 차지만 달성 가능하다”면서 “기부에 의존해온 과거 모델과 단절하고 경제성장과 투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은 그러나 이 같은 미국의 계획을 거부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인 하난 아쉬라위는 트위터에 “먼저 가자지구 봉쇄를 풀고 우리의 땅, 자원, 자금에 대한 이스라엘의 도둑질을 멈추라”며 “우리가 이동하고 국경, 영공, 영해를 통제할 자유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그러면 우리가 활기차고 번영하는 경제를 만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팔레스타인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며 미국의 이번 계획을 비난했다.
팔레스타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텔아비브에 있던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2017년 말부터 평화협상은 물론 미국 주도의 대(對)팔레스타인 정책을 보이콧하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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