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주장을 맡아 준우승 신화를 함께 쓴 황태현(20ㆍ안산)은 K리그로 복귀한 22일 꿈 같은 하루를 보냈다. 홈 구장인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사인회를 여는 등 팬들의 환호를 실감했다.
이날 황태현은 비록 경기에 나서진 못했지만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인 오후 5시30분부터 약 1시간동안 경기장 입구에서 사인회를 펼쳤다. 개막전(5,176명)이후 최다관중인 3,76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는데, 상당수가 황태현을 직접 보거나 사인회 소식을 듣고 경기장을 찾은 이들이라고 한다. 황태현은 “팬 사인회 장소로 이동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 주시는 모습을 봤다”며 “(경기 5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사인회를 기다린 분도 계셨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사인을 못 받고 가신 분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다음에 오신다면 꼭 (사인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황태현이 지나가는 모든 자리에서 사진촬영이나 사인 요청을 했는데, 황태현은 급히 다음장소로 이동해야 할 때만 제외하곤 모든 관중들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경기장에 왔다는 팬부터 손자 손을 꼭 잡고 사인회 줄을 선 할머니까지 모든 팬들이 그에겐 소중했다. 황태현은 “많은 손편지와 케이크, 인형, 플래카드 등 많은 선물도 받았다”면서 “착실한 준비로 경기장에 복귀한 뒤 팬들 앞에 멋지게 서겠다”고 다짐했다. 당장 많은 출전시간을 보장 받진 못할 테지만, U-20 때 배운 ‘원 팀(One team)의 가치’를 K리그에서도 가슴에 새기겠단 얘기다. 그는 “무리하게 경기에 나서 팀에 해가 되는 것보다 꼭 경기에 들어 갈 수 있도록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하며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안산은 이날 강호 부산과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소중한 승점을 챙겼다. 이날 K리그1(1부 리그) 서울의 조영욱(20)과 K리그2 오세훈(20ㆍ아산)은 후반 교체 투입돼 경기장을 누볐다. 각각 대구와 대전을 꺾은 두 팀은 선두 경쟁에 힘을 냈다.
U-20 월드컵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치며 ‘빛광연’으로 불린 강원 골키퍼 이광연(20)은 23일 포항과 홈경기에서 잊지 못할 프로 데뷔전을 펼쳤다. 상대 포항에 후반 11분까지 무려 4골을 내줬지만, 후반 16분 조재완의 추격골을 시작으로 경기 종료 직전까지 이어진 선배들의 골 퍼레이드로 5-4 대역전극을 맞봤다.
안산=글ㆍ사진 김형준 기자 medai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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