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국회 토론회 등 ‘기본급 인상’ 여론전 본격화 
 경찰 부실 수사 등 불신 여론 커 공감대 확산 미지수 
[저작권 한국일보]경찰ㆍ공안직 봉급표 연혁/김경진기자

경찰이 올해 모든 경찰관의 기본급을 법원 검찰 등 ‘공공안전직무’(공안직)에 종사하는 공무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여론전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예산당국을 설득하기 앞서 기본급 인상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얻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최근 부실수사 논란 등이 잇따르며 경찰을 향한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진다는 점이 최대 과제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조만간 경찰관 기본급 인상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기관 등이 참여하는 국회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규정 미비로 인해 경찰 기본급이 1979년부터 공안직에 비해 뒤처진 부당성을 적극 홍보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는 복안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안직보다 업무 강도가 결코 뒤지지 않는데도 기본급이 낮다 보니 경찰 사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올 연말 국무회의 때 보수규정 개정안을 상정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를 걸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안직 공무원엔 교정, 검찰, 출입국관리, 철도경찰, 감사원, 경호처, 국정원, 법원경위 등이 속한다.

교도관이 수용소 내부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은 계급 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채 50년 전 만들어진 직급표를 기준으로 기본급을 매긴 탓에 1979년부터 공안직 기본급이 경찰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실제 경찰도 68년엔 공안직에 속했지만 69년 경찰 보수를 우대한다는 취지로 경찰공무원법을 만들면서 공안직에서 분리됐다. 경찰공무원법을 제정할 당시만 해도 경찰 기본급이 공안직과 일반 공무원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73년 정부가 공안직 처우를 경찰과 유사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공안직 보수규정을 새로 만들면서 경찰과 공안직 기본급이 같아졌고, 79년부턴 공안직이 경찰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경찰공무원법 제정 이후 경찰은 계급 신설로 11계급 체제가 됐는데, 정작 기본급을 매길 땐 경찰공무원법 제정 이전에 만들어진 직급표를 기준으로 삼는 불합리로 인해 경찰관 보수가 다른 직급에 비해 낮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가령 공무원 승진을 위한 평정 규정엔 경감·경위가 6급, 경사가 7급, 경장 8급, 순경 9급으로 돼 있다. 하지만 경찰 기본급을 산정하는 기준(68년 이전 제정된 과거 직급표)에는 경위가 7급, 경사가 8급, 순경 9급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8급 경장이 승진하면 직급상으로는 7급 경사가 되지만, 정작 기본급은 8급을 그대로 적용 받는 불합리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경찰의 주장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경찰 부실 수사, 유착 의혹 등이 잇따르며 경찰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국회가 경찰에 힘을 실어준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경찰은 12만명이 넘는 공룡 조직이라 직급별로 미세한 조정이라도 예산 부담이 적지 않다. 경찰 기본급 인상을 위해선 대략 1,2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 고위 간부는 “경찰의 복지는 조직의 사기와 직결된 문제”라면서 “보수규정 개정을 부실수사 등과 연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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