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4명 당직 중 음주… 병원 “진상 조사 후 징계”
서울 한양대학교 병원에서 전공의(레지던트)들이 술에 취한 상태로 ‘음주 진료’를 하다 의료사고를 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병원이 자체 진상 조사에 나섰다.
23일 한양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포함한 일부 전공의들이 야간 당직 중에 술을 마시고 미숙아에게 인슐린을 과다 투였다는 내부 제보를 받아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A씨가 2017년과 지난해 당직 근무 중 상습적으로 음주를 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미숙아에게 인슐린을 과다 투여했다는 내용을 22일 보도했다. 생후 일주일 지난 체중 0.75㎏ 미숙아를 체중 75㎏인 것으로 착각해, 혈당 조절약인 인슐린 용량을 100배나 투여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전공의가 술을 마신 뒤 인슐린을 과다 투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인슐린이 100배 투여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처방 기록을 확인한 결과 해당 전공의는 뇌출혈이 동반된 고칼륨혈증을 치료하기 위해 미숙아에게 인슐린을 처방했고 투여 시간을 고려할 때 100배가 아니라 8.35배를 과다 투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A씨는 월요일 오전 근무에서 인슐린을 투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보면 과다 투여와 당직 중 술을 마셨다는 의혹은 서로 무관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A씨를 비롯한 전공의 4명이 당직 근무 중 술을 마셨다는 제보 내용과 인슐린을 과다 투여한 경위에 대해 내부 조사를 거쳐 문제가 드러나면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양대병원은 26일 전공의 교육수련위원회를 열고 의혹이 제기된 전공의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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