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원전ㆍ석탄화력 대체한다는 LNG발전소… 전국서 잇따라 ‘좌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원전ㆍ석탄화력 대체한다는 LNG발전소… 전국서 잇따라 ‘좌초’

입력
2019.06.23 12:47
수정
2019.06.23 13:07
0 0

 대전ㆍ통영 등 무산, 충북 청주ㆍ음성은 추진 난항 

 울산, 인구밀집지에 ‘도심 허파’ 밀어 ‘공영개발?’ 

 “도심에 건립하면 석탄화력보다 미세먼지 피해 커” 

 일부 연구, 석탄화력보다 미세먼지ㆍ온실가스 ↑ 

온실가스. 게티이미지뱅크
온실가스. 게티이미지뱅크

 #1 대전시는 지난 20일 서구 평촌산업단지에 건설하려던 LNG발전소 건립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조성중인 평촌산업단지는 인구밀집지역인 대전시청과 13㎞ 떨어져 있다. 앞서 지난 3월 대전시는 한국서부발전㈜와 평촌산단 14만㎡ 부지에 1조 8,000억원을 투입해 1000mw(메가와트)급 LNG 발전시설 등을 건설하기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2 울산시는 공영개발로 석유화학공단과 도심 간 공해차단숲인 남구 부곡동 일대 산림을 밀어 SK 가스복합발전소 건설을 추진,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이 일대는 울산시청 등 인구밀접지역과 불과 3~5㎞ 거리다. 울산시는 지난해 9월 SK가스와 부곡동 일대 14만2,000㎡에 1조2,000억원을 들여 1,000mw 규모의 LNG발전소 건설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미세먼지가 국가적 재앙으로 떠오르면서 LNG발전소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석탄발전 못지않게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설 취소 등 LNG발전소 건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20일 서구 평촌산단 인근 주민들의 간담회 자리에서 시민들의 반대의견을 수렴해 LNG 발전소 건설계획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전시는 한국서부발전이 지난해 8월 서구 평촌산업단지 입주를 문의해 와 올해 3월 LNG복합발전단지 건설 MOU를 체결했다.

산자부 전기위원회는 지난 2017년 5월 통영시 광도면에 건설하려던 통영에코파워의 LNG복합발전사업을 취소했다. 이 사업은 환경오염을 우려한 주민반대 등에 따른 부지확보 실패와 매매협상 결렬로 사업이 2년 이상 공전하면서 실시계획승인을 얻지 못했다.

군 단위 등 비교적 인구밀집지역에서 떨어진 외곽에서 추진중인 LNG발전소도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다.

충북 음성군에 한국동서발전이 건립 추진중인 원전 1기 규모인 1000mw급 LNG발전소의 경우 지역주민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발전소 예정지에 800m내에 있는 음성여중과 평곡초 등의 교육환경 침해가 예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최근 산자부 전기위원회가 당진에코파워2호기 발전사업장 소재지를 음성읍 평곡리 일원으로 변경 허가를 내주자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미세먼지충북시민대책위도 최근 SK하이닉스가 570mw규모의 LNG발전소 건설을 추진하자 ‘정부와 지자체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역행하는 계획’이라며 저지에 나서고 있다.

서귀포 안덕면 화순리 한국남부발전 남제주발전본부 내 부지 3만1,000㎡에 150mw 규모로 건설중인 남제주 LNG복합화력발전소도 최근 허가과정에서 특혜의혹이 불거져 말썽을 빚고 있다.

울산시는 좀 다른 경우다. 이 지역 LNG발전소 부지는 인구밀집지까지 거리가 3~5㎞에 불과 한데도 시가 직접 나서 공영개발로 LNG발전소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9월 SK가스와 오염차단숲인 남구 부곡동 산 5일대를 밀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가스복합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MOU를 체결했다. SK가스는 일대 14만2,000㎡에 1조2,000억원을 들여 1,000mw 규모의 LNG발전소를 2021년 착공해 2024년 준공할 계획이다.

LNG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소보다는 친환경적이라고 하지만 인구가 밀집한 도심에 인접해 건립될 경우 석탄화력발전소보다 미세먼지 발생 해악이 더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ㆍ양자공학과 교수는 지난 3월 14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미세먼지 영향은 배출량 못지않게 배출원과의 거리도 중요하다”며 “초미세먼지 발생지에서 20㎞ 정도 떨어지면 초미세먼지 양은 4분의 1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울산과 같이 인구밀집지 인근에 건설될 경우 시민들에게 미치는 미세먼지 영향이 석탄 발전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석탄보다 낫다고는 하지만 LNG발전소의 초미세먼지 발생량도 만만찮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전사업자가 인허가 당시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신출한 자료에 따르면 LNG 발전소의 전력 1mw 생산 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량은 경유차 4만6,512대 배출량에 해당됐다. 울산 1,000mw급 LNG발전소가 완공되면 경유차 4,650만대 분량의 초미세먼지를 배출한다는 계산인 것이다.

또 일부 연구에서는 LNG발전소가 석탄화력발전소보다 응축성 초미세먼지 발생이 2.35~7.6배 많이 발생한다는 결과도 있다. 물론 이 결과는 석탄과 LNG 간 상이한 기준으로 미세먼지 발생량을 측정했다는 반론도 있다.

한편 본격 환경영향평가에 들어가는 울산 부곡ㆍ용연지구는 1㎞이내는 소음, 진동, 육상 동ㆍ식물에 영향, 5㎞는 악취, 10㎞는 대기질, 온실가스 등이 대상항목이 될 것으로 보여 향후 결과 등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