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에서 독립한 조지아에서 사흘 연속으로 반(反)러시아 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들의 반러 정서가 폭발하며 시작된 시위는 친서방 성향의 야권까지 가세하며 세를 불려 나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의 의사당 밖에서 1,500명이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아울러 20일 시위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수백명이 다친 데 대한 내무장관의 사퇴는 물론 민의가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전면 개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일 러시아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시위는 사흘째를 맞아 적극적인 친서방 성향의 야권이 가세하며 전반적인 반정부 성격으로 의제가 확대되는 조짐이다. 유럽조지아당 소속 의원 세르기 카파나제는 "진압 작전으로 평화로운 시위대가 (고무) 탄에 맞아 시력을 잃게 된 사태의 책임을 지고 내무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아는 2003년 무혈 '장미혁명' 이래 친유럽 노선을 택했으나 2008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영토의 약 20%에 대한 지배력을 러시아에 넘기게 됐다.
이번 시위는 러시아 하원의원 세르게이 가브릴로프가 20일 조지아 의회 의장석에서 러시아어로 연설하며 조지아인의 반러 감정을 자극한 데서 비롯됐다. 가브릴로프 의원은 조지아 출신이지만 2008년 러시아와 조지아의 전쟁 당시 러시아군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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