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치적 판단능력, 남다른 용기에 사의”… “흥미로운 내용 심중히 생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화답, 답장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친서에 담긴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북한 매체가 23일 보도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교착상태였던 북미 비핵화 대화가 다시 활기를 띄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어 왔다”며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하시면서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했다.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과 전해진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안경을 끼고 진지한 표정으로 트럼프 친서를 읽는 사진도 공개했다.
앞서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관계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고 매우 멋진 편지였다”면서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데, 내가 어제 받은 편지 때문에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여러분에게 친서를 보여줄 수는 없다”며 구체적 내용과 친서 전달 경로는 언급하지 않았다.
1,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했던 북미 정상 간 친서 외교가 재가동함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와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이번 친서 내용을 ‘심중히 생각’하겠다고 언급했다는 점으로 미뤄 북미 협상안 관련 미측의 새로운 입장이 담겼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미가 친서를 주고 받은 전후로 한반도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활발해 향후 정세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1일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갔고,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ㆍ한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을 방문한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