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전남 강진군 강진산업단지 투자유치
10년 전 착공, 지난해 초에 준공된 532억원대 전남 강진산업단지는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애물단지로 굳어지는 듯 했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송학·명산리 일원에 66만7,000㎡ 규모로 조성된 강진산단의 분양률은 10%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분양 토지대금만 327억원과 지연 손해금으로 군에선 매월 1억600만원씩도 부담해야 했다. 그랬던 강진산단이 최근 분양률을 100%까지 완료, 지역경제 활성화의 전진기지로 주목 받고 있다. 해당지역에선 강진을 가로지르는 ‘탐진강의 기적’이라며 찬사도 쏟아지고 있다.
탐진강의 기적은 지난해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이승옥 강진군수가 취임하면서 싹을 틔웠다. 지역발전에서 강진산단의 중요성을 간파한 이 군수는 군내 조직개편부터 서둘렀다. 지난해 9월, 강진산단 정상화에 필요한 일자리창출과를 신설한 데 이어 투자유치계 인원도 2명에서 4명으로 보강했다.
탐진강의 기적은 강춘혁(6급)팀장과 배현정(7급)주무관 등 투자유치팀원들이 서울·경기 등 전국의 기업을 누비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예정된 가시밭길은 험난했다. 강진의 위치조차 모른단 기업들에게 문전박대와 외면 받기는 일쑤였다. 교통여건 등 열악한 지역의 여건상 영리 추구가 목적인 기업에겐 강진산단의 가치는 떨어졌다. 이전까지 대외적인 환경도 최악이었다. 강진산단은 2014년 7월 분양과 동시에 산업경기 악화와 경기침체로, 단 한 건의 기업도 유치하지 못했다.
악재는 겹쳤다. 산단 분양공고 3년 후 전남개발공사로부터 미분양용지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양측에서 작성한 협약서에 문제가 생기면서 법적 분쟁까지 불거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6월 기준 미분양토지대금 334억원과 지원손해금 13억원을 물어야 할 형편으로 내몰렸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처음 대면한 기업대표들에겐 매일 아침 안부인사로 업무를 시작했고 퇴근 후엔 전자메일로 지역의 장점과 혜택 등을 설명했다. 끈질긴 노력은 결국, 투자 유치를 가져왔다. 배 주무관은 “여자 분이 참 독하고 끈질기다는 소리를 수없이 들었다”며“기업대표들이 진심을 알아주고 관심을 보일 때는 벅찬 기쁨에 신이 나서 일을 했다”고 회고했다.
이들의 노력은 전남개발공사도 움직였다. 전남개발공사는 투자유치 기업의 초기 자본 부담을 낮춰 입주조건 완화와 자금지원대책도 제시했다. 군도 보조금 지급 확대와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의 적극행정으로 협업체계를 가동했다. 군은 기업유치 공무원 인사 우대 부여, 기업 알선 군민포상제도 등을 내놓았고 민간투자유치위원회도 출범시켰다. 민간인 기업유치 유공자 6명에게는 3억원의 인센티브도 지급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지난 5년간 16% 대에 머물던 산단 분양률은 지난해 11월말 63%를 달성한 데 이어 최근엔 분양을 모두 완료했다. 전남도와 강진군은 이달 18일 강진아트홀에서 강진수소발전 등 4개 기업과 7,153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100% 분양 달성 기념식도 가졌다.
강진산단은 동진 동부에너지 에코블루 등 42개 기업을 유치하면서 투자금액 1조2,630억원, 일자리 창출 효과 1,126명으로 강진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의 투자유치 성과는 강진군이 고용노동부 주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로 이어졌다.
강진군 투자유치팀은 강진산단 100% 분양이 완료되자, 이번에는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해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시설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강 팀장은 “직원들의 철저한 준비와 열정으로 기업인에게 다가간 결과 ‘우리 기업 경리’, ‘우리 회사 직원’이란 별명도 얻었다”면서“강진에 둥지를 튼 기업들이 반드시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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