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13. 한 살 어미개 꼬마와 2개월 그레이, 은정이

지난 3월 전남 보성군 벌교읍 소재 폐업 개농장에서 구조된 개 ‘꼬마’가 구조된 지 한 달 만에 낳은 강아지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카라 제공

200만마리. 우리나라에서 1년에 식용을 목적으로 도살되는 개들의 숫자입니다. 워낙 개농장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보니 정확한 통계 조차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이 조사를 통해 추정한 수치입니다.

식용으로 개를 먹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개농장은 여전히 합법 논란 속에서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수요가 줄어들면서 중소형 개농장들이 경우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 3월 전남 보성군 벌교읍 소재 폐업 개농장 구조당시 꼬마(왼쪽 첫번째)가 뜬장 밖을 내다보고 있다. 카라 제공

지난 3월초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60여마리의 개를 식용으로 키우던 개농장이 폐업을 선언하고, 개들의 소유권을 포기했습니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에 따르면 농장은 개들에게 음식쓰레기를 먹이고 환경보전 지역 내에서 불법으로 운영해왔는데 이를 알게 된 자원활동가의 민원 제기로 결국 폐업 명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개농장이 문을 닫게 된 건 너무 다행한 일이었지만 문제가 남았습니다. 바로 발이 푹푹 빠지는 뜬장에서 살던 60여마리의 개들의 운명이었지요. 개들의 구조는 사실 구조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이들에게 새 가정을 찾아주는 일까지 포함되는 일이기 때문에 한 단체가 맡기에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이를 위해 나비야사랑해,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카라, 동물자유연대, 비글구조네트워크 등 5개 단체 단체들이 힘을 합쳐 구조에 나섰습니다.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꼬마. 카라 제공

60여마리의 개들 중 치료가 필요한 경우나 임신한 상태로 확인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은 위탁처로 보내졌습니다. 지금도 각 단체가 이들을 돌보면서 입양처를 알아보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만삭인 상태로 구조된 작은 덩치의 개가 있었습니다. 바로 꼬마(1세ㆍ암컷)입니다. 카라는 꼬마를 카라의 병원과 입양카페로 데려와 돌보았고 한 달 후인 4월 6일 꼬마는 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이 중 네 마리는 다행히도 새 가족을 찾았고 2개월 된 암컷 꼬마와 그레이가 카라에 남아 있습니다.

꼬마가 낳은 강아지 그레이(앞쪽)와 은정이. 카라 제공

꼬마는 온순하고 사람을 좋아합니다. 특히 여섯 마리 새끼들을 살뜰히 보살폈다고 해요. 하지만 성인 남성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어 산책 도중 성인 남성을 보면 걸음을 멈춘다고 합니다. 꼬마가 낳은 앙증 맞은 외모의 그레이는 남매들 가운데서도 얌전한 편이며 은정이는 유난히 잠투정이 많은데 사람에게 안기는걸 제일 좋아합니다.

유난히 잠투정도 많고 사람에게 안기는 걸 좋아하는 은정이. 카라 제공

동물단체들의 구조가 없었다면 꼬마와 꼬마 가족은 개농장 뜬장에서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강아지들을 잘 보살핀 대견한 어미개 꼬마와 꼬마가 낳은 그레이와 은정이가 평생 가족을 찾길 바랍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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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문의: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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