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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 신작 출간…고은 성추행 고발한 ‘괴물’도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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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 신작 출간…고은 성추행 고발한 ‘괴물’도 실려

입력
2019.06.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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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이 2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이 2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해 문화예술계 미투(#MeToo) 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최영미(58) 시인이 신작 시집을 출간했다. 시집에는 고은 시인의 성추행 내용을 담아 파장을 일으킨 시 ‘괴물’(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도 실렸다.

이미출판사는 21일 최 시인이 6년 만에 내놓는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미출판사는 최 시인이 세운 출판사로 알려졌다. 최 시인은 21일 자신의 자신의 블로그에 “드디어 시집이 나왔다”며 “이렇게 고생해서 낸 책은 처음”이라고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최 시인은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제목을 ‘헛되이 벽을 때린 손바닥’으로 하려다, 그럼 최영미의 모든 노력이 ‘헛되어’질지 모른다고 추천사를 써주신 문정희 선생님이 말려 결국 무난하게 ‘다시 오지 않는 것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영미 신작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이미출판사)
최영미 신작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이미출판사)

최 시인은 2017년 ‘En 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이라는 내용을 담은 시 ‘괴물’을 문예지에 발표했다. 이후 ‘문단 내 성폭력’ 등 문화예술계에 미투 운동 바람이 불면서 언론을 통해 시에서 언급된 인물이 고은 시인이라고 밝혔다. 고 시인이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특정 부위를 만져달라고 하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내용이었다.

폭로 이후 고 시인의 작품 대부분은 교과서에서 삭제됐고 고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서울도서관 전시공간 ‘만인의 방’도 철거됐다. 고 시인은 최 시인을 상대로 1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최 시인 승소 판결을 냈다. 고 시인이 항소해 재판은 2심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최 시인은 지난해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시인은 23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시집 출간을 기념한 사인회를 연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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