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29)은 갈비뼈 사구 충격 이전까지 공격의 첨병 구실을 했다. 부상 전까지 28경기 성적은 타율 0.320에 10타점, 19득점. 타고난 몸 덕분에 예상보다 이른 5월22일 수원 KT전에서 복귀했지만 후유증은 숨길 수 없었다. 5월 9경기에서는 25타수 2안타에 그쳤다. 여전히 타격감은 완벽하지 않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21일 현재 그의 득점권 타율은 0.298로 시즌 타율 0.255보다 높다. 지난 19일 잠실 NC전에서는 팀의 유일한 타점으로 1-0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주로 밥상만 차리던 톱타자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 정수빈은 ”(내가 중심타자는아니기 때문에)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치니까 오히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뒤에 든든한 페르난데스가 있는 것도 부담을 더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시즌 만루에서 0.667(6타수 4안타)로 유독 강했다. 정수빈은 “만루 상황이 가장 편하다”면서 “안타를 못 쳐도 외야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릴 수 있고, 땅볼을 쳐도 병살을 잘 안 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상 후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탓에 부진한 리드오프 역할을 다른 부분들로 만회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최근의 투지다.
그래도 정수빈의 ‘전공’은 출루다. 정수빈은 “복귀 이후에 타격 감이 많이 떨어져 아쉽지만 내 실력으로 여기고 인정하려고 한다”며 “대신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볼넷을 골라 출루하거나 도루, 수비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는 그대로 버티자는 마음가짐이다”라며 “감이 더 좋아질 때까지 버티고 버티겠다”고 다짐했다.
주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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