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차 세계뉴스미디어총회 열려
독자와 1대1 관계로 신뢰도 회복
혁신 통한 새 수익 모델 모색해야
스마트폰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다. 혹은 음악을 듣거나 생중계 되는 야구 경기를 시청하기도 하고 게임에 열중하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보기도 한다. 포털로 제공되는 뉴스를 클릭해 스크롤을 내려 보지만 크게 관심을 끌진 못한다. 퇴근길 지하철의 흔한 풍경이다. 넘쳐나는 즐길 거리에 사람들의 언론 뉴스에 대한 관심은 예전만 못하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 뉴스 탓에 뉴스의 신뢰도는 자꾸 추락해간다. 전 세계 언론이 직면한 고민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71차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2019: World News Media Congress 2019) 개회사에서 마이클 골든 세계신문협회 회장은 “여기저기서 언론을 악당처럼 만드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고 관심을 다시 끌어오려면 독자와 1대1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언론의 지속가능성, 수익 창출 모델, 언론 자유, 언론 브랜드 구축, 디지털 광고 등을 주제로 미디어의 혁신과 생존 전략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라스무스 닐슨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장은 "언론이 관심 끌기 전쟁에서 지고 있다"며 미국인들이 디지털 뉴스·정보 매체에 할애하는 시간이 3%에 불과하다는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의 지난해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닐슨 소장은 뉴스에 대한 신뢰는 정확성과 투명성과 같은 편집 관행뿐 아니라 친구나 가족의 추천, 실수를 처리하는 방식 등 다른 여러 요인들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널리즘은 독자라는 맥락 속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싱가포르 영자지인 더스트레이츠타임스의 워런 페르난데스 편집국장은 “우리는 종종 편집국을 개방해 독자들을 초대한다”며 구체적인 독자와의 스킨십 사례를 설명했다. “취재, 편집 등 뉴스룸이 작동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독자와 소통의 기회도 되고 신뢰 또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언론사의 미래가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로 유료 구독자 확보에 성공한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최근 유료 구독자 100만명 달성에 성공한 영국 유력 일간 가디언의 줄리엣 라보리 디지털 독자수익 담당 이사는 “우리의 전략은 영국 내에서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독자를 글로벌로 확대하고 독자 요구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국제적으로도 구독자를 늘린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제적 수익이 2016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미 구독 수익이 광고 수익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추세로 2022년까지 구독자 200만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브런즈윅 뉴스의 웬디 메트컬프 편집장은 “저는 평범한 편집장이 아니다. 신문을 총괄하는 역할 외에도 마케팅과 고객서비스도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료 독자를 늘리기 위해 데이터 관련 플랫폼을 도입했다”며 “트래픽이 23% 올라가고, 평균 방문 독자가 22%, 직원 참여율은 9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메트컬프 편집장은 “폭설이 잦은 캐나다는 날씨가 중요한데 기상정보와 마케팅을 연결했더니 도입 5주째에 (사이트) 유입자 중 89%가 유료 독자로 전환됐다”면서 “올 초 구독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하나의 URL로 10개의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싱글 사인 온(single-sign-on)개념의 모바일 웹사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도 혁신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렉 바버 워싱턴포스트 뉴스룸 제품담당 이사는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엮은 멀티미디어 패키지와 새로운 스토리텔링 개발, 다큐멘터리 제작, 데이터 그래픽, 팟캐스트와 소셜 플랫폼 활용 등 6가지 혁신을 통해 뉴스룸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래스고=김소영 기자 cecili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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