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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에도 ‘공사실명제’ 시행

입력
2019.06.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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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면천읍성 축조시기 규모 공사담당 새긴 각자성돌 발견

당진시 면천읍성 각자성돌 앞에 세운 안내표지판. 당진시 제공
당진시 면천읍성 각자성돌 앞에 세운 안내표지판. 당진시 제공

500년 전 조선시대에도 공사의 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해 공사실명제를 시행했음을 알려주는 글자를 새긴 ‘성돌’이 발견돼 화제다.

당진시는 복원사업이 진행 중인 면천읍성(충남기념물 제91호)에 축조 시기와 부역을 맡은 군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각자성돌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각자성돌은 공사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위해 축조연도와 축조구간, 책임 군현 등을 새겨 놓은 돌이다. 이는 해당 구간에서 공사 부실이 발생하면 공사를 맡은 군현에서 보수를 책임진다는 일종의 표지로 오늘날 ‘공사실명제’와 목적이 같다.

면천읍성에서 발견된 3개의 각자성돌에는 서치성의 ‘기미년 옥천시면 장육십척 사촌(己未年 沃川始面 長六十尺 四寸)’ 서벽의 ‘석성종면(石城終面)’ 서치성 끝 지점의 ‘기미년 옥천 종말(己未年 沃川 終末)’ ‘기미년 결성수공 사십육척 팔촌 시면(己未年 結城受工 四十六尺 八寸 始面)’이라고 각각 새겨져 축조 시기 외에 어느 군현이 축조했는지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옥천은 지금의 충북 옥천군, 석성은 충남 부여군 석성면, 결성은 충남 홍성군 결성면을 말하고 있다.

면천읍성. 당진시 제공
면천읍성. 당진시 제공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과 문종실록에 축조와 규모에 대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여지도서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여러 문헌에서도 구조와 시설물이 확인된다.

면천읍성은 조선 초기 1439년(세종 21년) 왜구의 약탈을 막기 위해 쌓은 읍성으로 둘레 1,558m에 적대 7곳, 옹성 1곳, 여장 56곳, 우물 3곳과 동헌, 객사 등 8개의 관아 건물이 있었다.

내년 면천읍성 관아, 성안마을, 골정지 등의 정비사업에 착수하는 당진시는 각자성돌 인근에 표지판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면천읍성은 우리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역사적으로 중요성과 가치가 풍부하다”며 “많은 사람이 면천읍성의 역사와 가치를 알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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