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이전과 파손을 거듭하며 고난을 겪었던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 110년 만에 고향인 강원 원주시로 돌아가게 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 건축문화재분과 논의를 거쳐 지광국사탑을 원주 법천사지로 이전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지광국사탑은 고려시대 국사(國師) 해린(984~1070)을 기리기 위해 강원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에 세워졌던 승탑이다.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 뛰어난 장엄장식으로 역대 가장 개성적이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힌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 원주에서 서울로, 1912년에는 일본 오사카로 반출되는 등 10차례 넘게 터를 옮겼다. 6ㆍ25전쟁 중에는 폭격을 받아 1만여 조각으로 파손되는 아픔도 겪었다. 1957년 면밀한 조사 없이 급하게 복원됐고, 1990년 국립고궁박물관(당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한번 더 옮겨졌다.
지광국사탑은 2015년 완전 해체ㆍ보존이 결정된 후, 이듬해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복원ㆍ보존 처리 과정을 거치고 있다. 2005년과 2010년 시행된 문화재 특별종합점검 등에서 다수의 균열과 모르타르 복원 부위 탈락 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파손 부재 접착, 구조 보강 등을 진행 중이고, 올해 안에 복원이 완료될 전망이다.
현재 법천사지에는 옛 탑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 지광국사탑 조성 당시 함께 세워진 지광국사 탑비(국보 제59호)가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법천사지에서 지광국사탑을 어떻게 보존할지는 전문가 논의를 거쳐 확정된다. 현재까지는 원래 승탑이 위치하던 곳에 보호각을 세워 복원하는 방안, 법천사지 내 건립을 추진 중인 전시관 내부로 탑과 탑비를 함께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존환경이 석탑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계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