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요.”
서요섭(23ㆍ비전오토모빌)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4년 만에 처음 한국오픈에 참가한 소감을 짧게 전했다.
서요섭은 20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1ㆍ7,328야드)에서 열린 대한골프협회(KGA) 주관 제62회 코오롱 한국오픈 첫 날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선두 황중곤(27)에 5타 뒤진 공동 11위다.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서요섭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코스가 많이 어려운 만큼 공격적으로 하기보다는 지키는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며 “오늘 나쁘지 않은 플레이를 한 만큼 일단 예선 통과를 목표로 해서 조금씩 과감하게 치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서요섭은 이날 5번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후반 10, 11, 13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1언더파에 머물렀다. 그는 “5번홀 어프로치 샷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세게 샷이 들어갔는데 운이 좋았다”며 “퍼트 실수도 있고 러프에서도 거리 계산이 안돼 넘어가는 것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플레이는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서요섭은 지난주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K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2억4,000만원을 받아 시즌 총상금 3억6,073만원으로 단 번에 상금랭킹 1위에 올랐다. 더 큰 선물은 따로 있었다. 바로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한국오픈 출전권이었다. “한국오픈 출전이 꿈”이라던 서요섭은 데뷔 4년 만에 처음 이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꿈만 같다”며 “첫 한국오픈 무대에 서는 거라 설레는 마음도, 기대되는 마음도 컸다”고 전했다. 서요섭은 지난주 우승 후 8살 어린 동생이 전화로 “축하해. 형이 짱이야”라는 칭찬을 해줘 기뻤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은 우승자와 2위에게 디오픈 출전 기회를 부여한다. 지난해 한국오픈 우승자 최민철(31ㆍ우성종합건설)과 준우승자 박상현(36ㆍ동아제약)이 이 기회를 잡아 올해 디오픈에 나간다. 서요섭은 디오픈 출전은 욕심나지 않냐는 질문엔 “디오픈은 정말 꿈 같은 대회”라면서도 “나가려고 욕심내기보다 꾸준히 제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달라진 인기를 반영하듯 이날 경기 후 수십명의 갤러리들이 서요섭 주위에 모여 사인과 사진을 요청했다. 서요섭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입가에 미소를 띤 채 팬들의 요청에 하나하나 모두 응했다.
천안=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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