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비료생산 중 나온 발암물질이 원인”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비료공장 근로자들도 암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관에서 가진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설명회’에서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의 암 집단 발병이 인근에 있는 비료공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근로자 5명도 암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환경과학원은 그 근거로 비료공장인 금강농산 사업장 내부와 장점마을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와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이 검출된 점을 제시했다.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은 장점마을 15개 지점 가운데 5개 지점에서 나왔지, 장점마을 외의 대조지역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2001년 비료공장 설립 후 주민 99명 가운데 22명(2017년 말 기준)이 각종 암에 걸린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피부질환 의심자 발생 비율 역시 타 지역보다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환경과학원은 금강농산에 불법 매립된 폐기물 등은 암과의 연관성이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금강농산이 연초박(담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을 불법으로 비료 원료에 사용하고 이 과정에서 허술한 방지시설 탓에 연초박 안의 각종 발암물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대기 중으로 배출돼 근로자와 주민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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