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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 vs 피로도…‘인터랙티브 콘텐츠’ 아슬아슬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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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 vs 피로도…‘인터랙티브 콘텐츠’ 아슬아슬 줄타기

입력
2019.06.22 04:4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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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블랙미러: 밴더스 내치’ 중 시청자가 선택을 해야 하는 장면. 넷플릭스 캡처
넷플릭스 ‘블랙미러: 밴더스 내치’ 중 시청자가 선택을 해야 하는 장면. 넷플릭스 캡처

이용자가 이야기 전개에 개입해 주인공의 행동과 시나리오 방향을 결정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스토리결정권을 소비자에게 넘겨주고 몰입감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차세대 양방향 콘텐츠로 주목 받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정교한 스토리를 위해 이용자 선택권을 늘릴수록 제작비 부담이 커진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 흐름 때문에 경우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능동적 개입을 요구하는 정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이용자가 귀찮다고 느껴 이탈해버릴 수도 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대중화에 성공하려면 ‘몰입도’와 ‘피로도’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선택에 따라 결말에 도달하는 시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해진 러닝타임이 없다. 넷플릭스의 첫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 미러: 밴더스 내치’ 평균 러닝타임은 90분이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돌려보면 5시간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밴더스 내치를 보다 중간에 포기했다는 이용자들은 “이 선택이 이야기 전개에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너무 조잡해서 무슨 내용인지 기억하기 힘들다”, “선택 장면이 작위적이다” 등 피로감을 호소한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공개한 ‘당신과 자연의 대결’에선 8개 에피소드로 잘라 각 20분 내외 짧은 분량으로 구성하는 변화를 줬지만, 이마저도 인터넷에선 ‘공략집’이 공유되고 있다. 다양한 이야기를 체험하도록 하는 취지와 달리 빨리 성공적 결말을 보고 싶은 이들도 많다는 뜻이다. 소파에 파묻혀 감자칩을 먹으며 콘텐츠를 소비한다고 해서 ‘카우치 포테이토’라고 불리는 기존 시청 행태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인터랙티브 게임 플랫폼 ‘메이비’에서 등장하는 선택지들. 시나몬게임즈 제공ㆍ메이비 캡처
인터랙티브 게임 플랫폼 ‘메이비’에서 등장하는 선택지들. 시나몬게임즈 제공ㆍ메이비 캡처

넷플릭스처럼 월정액을 내는 구독형 서비스가 아니라 게임처럼 플레이 도중 지속적으로 결제를 유도해야 하는 경우는 수익모델을 정립하기 힘들다는 한계도 있다. 시나몬게임즈 인터랙티브 게임 플랫폼 ‘메이비’ 이용자들이 구글 앱 장터 후기에 올린 불만의 대부분은 ‘과금’ 문제다. 스토리 완성도를 높이려면 아이템을 구매해야 해 과금 유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게임 스토리 전개 중 ‘선택’이 갖는 가치가 이용자들에게는 좀처럼 와 닿지 않는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해외 인터랙티브 TV 콘텐츠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큰 노력 없이 편안한 즐거움만 요구하는 사람에겐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매우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일방적이고 단선적인 스토리 전개, 메인 경로가 있는 결말이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시청자의 욕구와 행태를 면밀히 파악해 제작에 반영함으로써 콘텐츠의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며 “콘텐츠와 인터랙티브의 접점은 당분간 매우 중요한 숙제”라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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