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BC방송 보도… “미중 무역전쟁 결과, 협상 타결돼도 결정 번복 없어”
지난 2월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쇼핑백을 들고 애플스토어 앞을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애플이 중국내 생산 시설의 최대 30%를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장기간 지속된 탓이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의 90% 이상이 만들어지는 주요 생산기지인 동시에, 해당 제품들의 핵심 판매 시장 역할을 해 왔던 국가다.

19일(현지시간)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日經)아시안리뷰를 인용한 미 CN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공급망 구조조정을 준비하며 주요 공급업체들에게 “중국 생산시설의 15~30%를 동남아로 이전하는 데 따른 비용 영향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판단은 기본적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에서 비롯됐지만, 설사 양국이 무역 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한다 해도 애플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애플은 중국에 제품 생산을 크게 의존하는 현 상황이 매우 위험한 데다, 시간이 갈수록 그 위험성도 점점 상승하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주요 공급업체 대부분에 ‘중국 이외의 생산기지 옵션’을 평가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ㆍ페가트론ㆍ위스트론, 맥북 제조업체인 콴타컴퓨터, 아이패드 제조사인 콤팔 일렉트로닉스, 에어팟 제조업체 인벤텍ㆍ럭스셰어-ICTㆍ고어테크 등이 애플로부터 관련 요청서를 전달받았다고 CNBC는 전했다. 이에 앞서 폭스콘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자, “미국 시장에서 애플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충분한 생산시설과 능력을 중국 바깥에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의 이 같은 ‘탈(脫)중국’ 바람에 따라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생산기지 후보 국가로는 멕시코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고려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공장 후보국으로는 인도와 베트남이 가장 선호되고 있는 상태다.

애플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30명 이상으로 구성된 ‘자본비용 분석팀’을 통해 애플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제공할 수 있는 금전적 혜택에 대해 여러 나라의 정부 및 공급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공급업체들에 설비 이전에 따른 비용 추산 등을 담은 사업제안서의 제출 마감 시한을 따로 정하진 않았다. 다만 공장 위치 선정 후 실제 생산라인 가동 때까지는 최소 1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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