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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ㆍ마을기업은 지금 같은 저성장기에 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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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ㆍ마을기업은 지금 같은 저성장기에 진가”

입력
2019.06.26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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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사회적경제 활동가의 대모라고 할 수 있는 이은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해결해 일상에서의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사회적경제 활동가의 대모라고 할 수 있는 이은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해결해 일상에서의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한강의 기적’ 같은 경제성공 신화를 기대하면서 보면 사회적경제 20년을 했는데도 아직도 초창기냐 합니다. 그런데 해외 관계자들은 우릴 보고 놀라워합니다.”

최근 사회적기업 아름다운커피 창덕궁점에서 만난 이은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부족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사회적경제가 발달한 나라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복구 시기에 엄청나게 규모화하면서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는 경제가 완전히 저성장기에 접어들었을 때 처음 시도했다”며 “저성장기에 이질적인 경제 구조를 받아들이면서 이 정도의 양적 성장을 한 사례는 전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덧붙였다.

사회적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은 후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사회적경제가 태동해 오랜 역사와 문화로 자리잡은 유럽과 달리 경험과 주체적 역량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였다. 무엇보다 시장만능주의가 팽배한 탓에 ‘사회적경제, 그게 되겠어’라는 회의적 시각이 만만찮다.

“사회적경제 기업의 경우 정부 지원이 끊긴 이후에도 94% 이상 살아남는 것으로 나옵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 지속률도 61~62%를 유지하고 있고요. 국내외 어떤 취업 지원 프로그램과 비교해봐도 높은 수치죠.” 이 센터장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야 한다고 항변한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사회적경제 기업은 투입된 지원금 대비 최소 12.9배에서 최대 29.5배의 사회가치를 창출한다.

특히 저성장기를 넘어 마이너스성장으로 향해가는 시점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IMF 직후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사회적경제로 새로운 대안을 찾아보자고 했는데 지금은 소상공인 위기까지 맞아 더 어려운 상황이죠. 이들까지 참여가능한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 같은 사회적경제가 이런 위기 상황에서 더욱 자기 역할을 기대 받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는 주거나 돌봄, 먹거리 등 생활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 센터장은 “지역 기반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까, 양극화된 경제 구조가 아닌 99%의 시민이 참여하고 그로 인한 이익이 시민에게 다시 돌아가는 순환경제 구조를 어떻게 만들까라는 고민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발표된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2.0 추진계획’이 그 결과다. △시민 주체 △지역 기반 △일상 체감이 골자다.

그는 “시민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해 체감도가 올라가는 방식이 돼야 한다”며 “아직 국내 경제에서 사회적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1%밖에 안 되는데 유럽처럼 평균 7~8% 정도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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