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협상을 향한 문이 활짝 열려있다”며 유연한 접근을 통한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ㆍ동아시아재단이 개최한 전략 대화에서 기조연설과 질의응답을 통해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실질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재개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실패했던 지난 25년간의 공식을 뛰어넘어야 한다”며 “북미 양측 모두 협상에 있어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교착된 북미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일정 부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그러면서 실무협상이 재개될 경우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채택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모든 합의사항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 21일 북한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시 주석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건설적인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실무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북한 협상팀이 비핵화를 포함해 모든 이슈에 대해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진행된 실무협상에선 북한 협상팀이 비핵화에 대해 논의할 권한 자체가 없었다는 뜻이다. 또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정의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같은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에 있어 지금은 놓쳐서 안 될 황금의 기회”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촉구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이날 연설 후 별도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담을 가졌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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