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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풍산파출소, 협심증 호소 취객 심폐소생술로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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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풍산파출소, 협심증 호소 취객 심폐소생술로 구해

입력
2019.06.20 10:23
수정
2019.06.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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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억 권종덕 장후모 경위, 17일 파출소 안헤서

장후모(왼쪽부터) 서재억 권종덕 경위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장후모(왼쪽부터) 서재억 권종덕 경위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가슴을 치더니 스르르 넘어가길래 곧장 응급처치에 돌입했죠.”

파출소 순찰요원들이 협심증으로 쓰러진 취객을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북 안동경찰서 풍산파출소에 따르면 서재억(55) 권종덕(51) 장후모(51) 경위는 지난 17일 술에 취해 A(60)씨가 파출소에서 행패를 부리다 협심증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흉부압박 등 응급 처치해 목숨을 건졌다. A씨는 설비업자로 업무 차 3일전 풍산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풍산파출소로 오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날 새벽 12시47분쯤 “술에 취한 손님이 영업이 끝났는데도 안 가고 경찰을 부르라며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권 경위와 장 경위는 풍산읍의 한 주점으로 출동해 보니 술에 취한 A씨가 “날 잡아가라”며 소란을 피워 파출소로 데려왔다. 파출소에 온 후에도 “국가유공자 보상을 못 받고 있다”는 등 횡설수설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경찰은 하는 수 없이 A씨의 가족 중 대구에 사는 A씨의 동생과 닿았지만 “왜 가족한테 전화하냐”며 30여분간 소란을 피우던 A씨는 “숙소로 가겠다”며 떠났다. 장 경위와 권 경위는 A씨가 제대로 집으로 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순찰차로 따라 나섰다. A씨는 길을 잃어 방황하다 2시15분쯤 파출소로 되돌아왔다. 장 경위는 “왠지 무슨 일이 있지 않을까 예감이 좋지 않아 나섰다”며 “그냥 뒀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말했다.

돌아온 후에도 A씨는 여전히 욕설을 퍼부으며 책상을 내리치는 등 소란을 멈추지 않았다. 2시25분쯤 가슴을 치던 A씨가 갑자기 뒤로 쓰러지는 것을 권 경위가 발견 바닥에 눕히고 119 신고를 요청하는 한편 응급처치에 나섰다.

2시30분쯤 구급차로 도착한 병원에서 A씨를 진료한 의료진은 “A씨에게 협심증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경찰은 A씨를 동생에게 인계하고 5시가 다 돼서야 복귀했다. 권 경위는 “A씨가 안정을 취하고 무사히 치료중인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파출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라며 “한밤중에 한바탕 난리를 치른 탓에 그날은 녹초가 돼 퇴근했다”고 말했다.

권 경위 등은 지난 15일에도 정신병력이 있는 B(40)씨가 술에 취해 흉기를 찾아 자해를 하려던 것을 제지해 후임 근무자들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B씨는 이달 초에도 흉기로 왼쪽 손등을 찔러 봉합하는 등 자해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생활 대부분을 파출소에서 근무한 이들 3명의 베테랑 경찰들은 “위급한 상황을 사전에 방지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민생안전과 치안유지 등 경찰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재억(왼쪽부터) 권종덕 장후모 경위가 경북 안동시 풍산읍 안교리 풍산파출소에서 “민생안전”을 외치고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서재억(왼쪽부터) 권종덕 장후모 경위가 경북 안동시 풍산읍 안교리 풍산파출소에서 “민생안전”을 외치고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suhyeonryu@hankookilbo.com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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